기업 탐방
[아티(ATI) 기업탐방] 르뮤제 (아트모아 기자단 4기 이가인 기자)
[아티ATI 기업탐방] 주식회사 르뮤제
“ 일상에 스며든 예술을 바라보다 ”
주식회사 ‘르뮤제’ 대표 남은진
르뮤제는 ‘바라보는 눈’을 가진 기업이다.
예술을 바라보는 눈, 일상을 바라보는 눈,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눈.
그 섬세한 시선들이 모여 다양한 예술이 스며든 일상에서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주식회사 ‘르뮤제’의 남은진 대표님을 만나보았다.


주식회사 르뮤제 남은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귀한 시간 내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주식회사 르뮤제가 어떤 기업인지 소개를 간단하게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르뮤제’는 미술에 대해 여러 서비스를 하는 회사입니다. ‘아트소향’ 갤러리와 같이 오프라인으로 전시하는 공간과 ‘코리안 아티스트 닷컴’이라고 하는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강화하고 있는 서비스 분야는 ‘투어’입니다. 아트 투어에 있어서는 ‘아트 어라운드’라고 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어요. 요즘은 여행을 간다고 할 때, 저렴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이 많잖아요. 여러 가지 정보도 다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고, 현지에서 가이드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더 특별한 여행. 이를테면 자기의 취향을 맞춰줄 수 있는 여행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하고는 다르게 요즘의 컬렉터들은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서로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아하고, 다른 이의 컬렉션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부분도 있어서 소셜 모임 같은 느낌으로 미술관이라든가, 개인적인 컬렉션을 소개하고 방문할 수 있는 그런 투어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개 감사합니다. 남은진 대표님에 대한 소개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영문과를 졸업했는데 당시에 한국에 비엔날레라던가 아트페어 같은 그런 국제적인 행사가 처음으로 기획되기 시작하던 시기였어요. 사실 처음에는 미술에 대해서 크게 직업적으로 관심이 있지는 않았거든요. 집안에 작가님들도 있고 또 미술을 좋아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오히려 관심이 없는 편이었어요. 그러다가 국제적인 행사들에서 통역으로 일을 하게 되면서 조금 더 개인적인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졸업하고 이태리로 유학하러 가서 복원을 전공하고, 한국에서 통역을 하면서 점점 큐레이터 쪽으로 자리를 잡게 됐어요. 졸업하고 일을 조금 하다가 한국에 들어와서 ‘아트소향’을 먼저 오픈하고, 이후에 이제 플랫폼을 개발하는 IT 법인을 만들게 됐습니다.
주식회사 르뮤제 남은진 대표님
르뮤제를 창업하고자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원래 복원 일을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복원 일을 하다 보면 대부분 사망한 작가의 작품을 손보게 되는데, 예를 들어 작가들의 성장 배경에 따라서도 작업 스타일이 다 다르다는 특징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직접 만나 뵙고 여쭤볼 수 없으니까 더 궁금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직접 여쭤볼 수 있는 현존하는 작가를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고, 그래서 이쪽으로 조금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미술관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갤러리라는 것은 상업적인 요소가 있다 보니까, 그런 것을 떠나서 확실하게 우리가 현장에서 느끼는 것들. 이를테면 현대 대중들의 취향 같은 것들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 더욱더 살아있는 예술의 현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갤러리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한국 현대미술을 전문으로 하는 미술 매니지먼트 회사 자체라는 점이 독특하고 굉장히 의미 있게 느껴졌어요. 대표님이 생각하시기에 르뮤제가 가지고 있는 타 기업과의 차별점이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르뮤제 소속 작품들
저희는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라는 것이 차별점인 것 같아요. 순수한 미술 작품을 판매한다는 것. 그러니까 순수미술을 대상으로 한다는 게 큰 차별점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현재의 전통적인 미술 시장에서는 아직도 플랫폼이라든가 기술적인 활용, 아니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다 공개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보수적인 편이에요. 반면에 미술을 주제로 해서 창업을 하는 기술 기업들을 보면요. 예를 들어서 조각 투자라든가 NFT 라든가. 순수 미술을 다루기보다는 미술을 매개로 한 투자나 다른 부분들에 중점을 둔, 메인이 미술이 아닌 성향의 기업들이 많은 편인데요. 저희는 순수하게 미술 작품을 판매하고 한 작가를 오랜 세월 동안 같이 작업한다는 점이 특별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의 작가님과 오랫동안 같이 작업을 하는 과정은 어떻게 될까요?
보통 한 번 일을 한 작가님들과는 지속적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지금 제일 오래 일하신 분들은 아트소향을 오픈할 때 개관전 하셨던 권순익 작가님이신데 지금 12년째 같이 하고 계시거든요. 한 분을 오랜 시간 보고 따라가면서 작가가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자료를 수집하고 성장시키는 것에 목표를 두고자 합니다. 저희 홈페이지를 보시면 타 업체들하고는 다르게 작가가 본인의 홈페이지로 쓸 수 있게 만들어놨어요. ‘koreanartist.com/작가 이름’을 입력하면 그 작가의 홈페이지로 바로 넘어가거든요. 거기에서 판매하는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작가 노트 혹은 인터뷰 영상, 이런 과거의 자료들을 볼 수 있어요. 또한 작가가 과거 다른 전시에서 했던 작업을 아카이브 형태로 다 저장해서 볼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작가도 결국은 자기의 작업 주제를 굉장히 긴 세월에 걸쳐서 작업을 해가는 것이고 컬렉터들도 보통은 어떤 한 작가의 작품을 사면, 한 점만 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성장해 가는 과정을 같이 하면서 지속적으로 작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크시거든요. 결국 작품이라는 것은 작가하고 같이 성장해 나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미술품을 단지 상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컬렉터들의 니즈를 반영해서 작가의 홈페이지 및 아카이브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 자료들을 모아 디지털 그룹으로 출판할 수도 있는 시스템을 홈페이지에 만들어 두었어요. 저희 사이트가 가진 가장 큰 차이점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은 많이 있어요. ‘아트스’라든가 국내에도 여러 플랫폼이 있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쉽게 말하자면 이 작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다 한곳에 모아두겠다는 취지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이런 것들이 바로바로 구매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한 번 이 작가의 작품을 구매했던 분들은 계속해서 이 작가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확인하실 수 있고요. 아직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이 작가가 정말 내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계속해서 또 확인하고, 언젠가 공유하실 수도 있기 때문에 저희는 그런 성장의 과정을 같이 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르뮤제에서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취업자들이 있다면 대표님이 생각하시기에 필요한 역량이나 기업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실은 저희 일이 쉬운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확실하게 매뉴얼이 있는 일들을 선호하잖아요. 그런데 그림은 한마디로 정의하기도 어렵고, 한 페이지에 매뉴얼로 정리될 수가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서 그림 하나를 가지고 작가 자신도 여러 가지로 해석을 할 수 있고, 구매를 하시는 분들도 서로 다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하므로, 저희는 그림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게 생각보다 흔하지 않거든요.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하고 그림을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것 같아요. 그리고 그림을 전공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하거나 또 보는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기본적으로 현대 미술에 관심이 있고, 작품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 작가님하고도 작품에 대한 대화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아요. 그런데 작가님하고 대화를 잘하려면 결국 내가 작품을 보고 저기에 대해 관심이 있어야 대화를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작품을 보는 걸 좋아하는 것’ 그게 제일 기본인 것 같아요.

주식회사 르뮤제 남은진 대표님
르뮤제 소속의 한국 작가님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섭외 혹은 협업하게 되시나요?
보통은 저희가 먼저 연락드리는 편인데요. 저희가 연락을 드리기 전에 많이 서치 하는 편입니다. 졸업 전시라든가 아니면 다른 인터넷 자료 같은 것들도 찾고요. 저희 같은 경우는 직원들이 다 평소에 본인이 좋아하는 작가나 관심 있는 작가를 스크랩 해두었다가 누구를 한번 해보면 좋을지 1년에 여러 번 회의해서 결정하게 돼요. 직원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고자 하는 편입니다.
해외 고객분들과는 소통을 어떤 식으로 이어가는 시스템일까요?
사이트에서 문의하시면 바로 저희가 답변할 수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사이트를 통한 연락이 많으세요. 대부분 사이트를 보시고 연락을 주시고, 그렇게 소통하는 방식입니다. 저희가 뉴스레터를 보내는 경우도 있고요. 평소에 어디선가 봤던 작가를 메모해 놨다가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저희 사이트를 찾게 돼서 연락을 주신 경우도 보았습니다.
아트 소향 갤러리를 운영하시면서 혹시 가장 좀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저희가 10년 전에 여기를 오픈했는데, 사실은 정확히는 12년 전인데요. 코로나로 인해 오픈 파티를 못 했어요. 그래서 오픈 10주년 기념 파티를 할 예정이거든요. 다른 어떤 분야에서는 10년 이상으로 오래 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화랑은 10년 넘게 하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으셔서 10년이 됐다는 게 감회가 남다릅니다.

주식회사 르뮤제
지난 9월 21일까지 흔적 전시가 이루어졌었잖아요. 전시를 마치고 나서 드셨던 소회가 있으신지, 혹은 전시로 기획하고 계신 게 또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10주년 기념으로 권순익 작가님 개인전을 다시 할 예정인데, 아무래도 10년 전에 오픈할 때는 저희도 신생 갤러리였고 작가님도 첫 번째 전시였기 때문에 비기너의 입장이었습니다. 이제는 10년 동안 작가님이 굉장히 많이 성장을 하셨어요. 해외에서도 굉장히 많이 찾는 작가님이 되셨고 특히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파리에서도 작가님을 많이 찾으시는 편이세요. 많이 찾는 작가님이 되셔서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받고 있는 것 같아 기쁘고, 더 큰 작가가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흔적 전시는 사실 한국화 채색화로만 이루어진 전시거든요. 셋 다 여성 작가예요. 한국화라는 것도, 한국화 중에서도 채색화라는 것도, 여성 화가라는 것도 현대 한국의 미술 시장에서 굉장히 비주류로 취급을 받던 그런 요소들이거든요.
아무래도 예전에는 여성 작가들이 결혼과 출산을 하게 되면서 계속 작업을 하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도 있지 않았나 싶어요. 근데 최근에는 이제 이 작품이, 이 재료가 한국화인지 서양화인지를 묻는 사람들이 아주 적어졌거든요. 그러니까 예전에는 마음에 들어도 한국화라고 하면은 조금 비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요즘은 그런 제도적인 부분이나 기법적인 부분보다는 본인이 마음에 드는지 안 드는지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예전에 비해서 여성 작가들이 오히려 집중해서 예술가로서 커리어를 이어 나가는 경우도 매우 많고 합니다. 저희가 좋아하는 세 작가님과 함께 전시를 진행했는데, 기획적으로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나오는 분들도 생각보다 많았고, 판매도 생각보다 잘 돼서 저희로서는 현대 미술 시장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전시였습니다.

주식회사 르뮤제 남은진 대표님
마지막으로 예술 기업 창업을 희망하고 있거나 아니면 예술계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분들에게 주실 수 있는 조언 같은 게 있을까요?
저는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걸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은 ‘이게 좋다’라든가 ‘이건 안 된다’라든가 조언을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잖아요. 그런데 사실 예술이라는 거는 어떤 하나의 생각을 관철해야 하는 분야잖아요.
예를 들어서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어떤 아이템이라든가 아니면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은 그림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계속 탐구하다 보면 사실은 내 스타일이라는 게 없어지잖아요. 예술가도 마찬가지지만 그런 예술가하고 같이 일을 하는 기업도 마찬가지인 것 같거든요. 예술에 물론 대중성도 중요하지만 확실하게 어떤 색깔을 가질 때 가치가 더 생기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인재상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확실하고 집요하게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