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탐방
[아티(ATI) 기업탐방] 콘텐츠 컴퍼니 플레트 (아트모아 기자단 4기 정민서기자)
[아티(ATI) 기업탐방] 콘텐츠 컴퍼니 플레트
클래식과 서점을 품은 문화 매개 공간, 독립서점 쿨디가.
콘텐츠 컴퍼니 플레트 김명희 대표
클래식을 하는 사람은 많다. 서점 또한 많다.
하지만 클래식이 있는 서점이 몇 있을까? 독립서점 쿨디가는 그 빈틈을 공략했다. 김명희 대표는 좋아하는 일 중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여, 남들이 날 알아봐줄 때까지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 PR 시대에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서점은 꼭 책만 팔아야 한다, 와 같은 한계치를 두고 우리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건 아닐까?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 없고, 할 수 없는 일은 없다.
클래식과 독서. 좋아하는 일 중,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일.
블루오션을 개척한 콘텐츠 컴퍼니 플레트의 김명희 대표를 만나보았다.

콘텐츠 컴퍼니 플레트 김명희 대표
안녕하세요, 대표님과 콘텐츠 컴퍼니 플레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독립서점 쿨디가를 운영하는 김명희입니다. 콘텐츠 컴퍼니 플레트는 독립서점 쿨디가를 운영하기 위해 만든 사업이에요. 사업자 이름은 플레트라고 하는데, 이 안에서 독립서점 쿨디가와 커뮤니티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컴퍼니 플레트의 플레트는 어떤 의미인가요?
팔레트하고 퍼블리싱하고 합친 합성어예요. 대부분은 출판은 출판만, 영상은 영상만 다 따로 생각하실 거예요. 근데 저는 팔레트처럼 온라인도 될 수 있고, 오프라인도 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들을 융합해서 만들고 싶어서 ‘플레트’라고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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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콘텐츠는 독립서점 쿨디가라고 생각되는데요. ‘쿨디가’의 의미가 궁금해서 찾아보았는데, 실제로 북유럽에 위치한 도시더라고요. 서점 이름을 쿨디가로 짓게 된 계기가 따로 있나요?
실제로 쿨디가에 간 적이 있는데, 그 경험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쿨디가에 다녀와서 홍대입구역 뒤에 경의선 책거리에서 시작했어요. 지금은 달라졌지만, 전에는 그곳이 책 부스들이 줄지어 있었거든요. 그곳 주변은 다 유흥가인데 그곳만 분위기가 다른 게 어딘가 쿨디가처럼 느껴졌어요. 실제 쿨디가에 있는 게 아니어도 마음이 쿨디가에 있을 때와 같을 수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부스 이름을 쿨디가라고 지었어요.
독립서점 쿨디가와 커뮤니티 북클럽을 운영하시면서 다양한 행사를 주최하고 계신 만큼 책과 클래식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책과 클래식에서 어떤 매력을 느끼셨나요? 공통점도 있다면 말해주세요.
책과 클래식은 나이 상관없이 즐길 수 있어요. 클래식의 경우, 가사가 없기 때문에 음악에 집중하고, 내가 상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책도 비슷해요. 등장인물을 내가 상상할 수 있잖아요. 책과 클래식 모두 내 주관에 의해서 즐길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물성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점점 물성과 오프라인이 귀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그렇게 귀해질수록 사실 돈과 시간이 있는 사람들만 즐길 수 있거든요. 저는 그런 허들 없이 동네에서 산책하러 가듯이 책방에 와서 책도 읽고 클래식 공연도 볼 수 있게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었어요.

쿨디가에서 진행한 클래식 야외 음악 방송 북그라운드 뮤직 사진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님과 첼리스트 홍진호님과 함께 진행하였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커뮤니티 북클럽을 통해 책방에서 연주회나 작가와의 대화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계신데요. 저는 쿨디가처럼 서점에서 자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경우는 생소했어요. 커뮤니티를 구축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커뮤니티는 책방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한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철학 없이 돈이 목적인 사람들은 최저가로 경쟁하면서 개인 상관없이 광고하고 많이 팔면 되거든요. 근데 하고 싶은 예술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제가 하는 걸 좋아해 주는 팬이 있어야 하거든요. 내가 뭘 하든 소식을 접해주고, 소통을 해주고, 돈과 시간을 써주는 사람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저희 책방 콘서트 한 번만 오신 분들은 없거든요.
우리가 무언가를 한 번 알릴 때, 특히 공연 같은 건 시간이나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는데, 그에 비해 지속성은 아쉬워요. 매번 새롭게 해야 하는 거죠. 근데 시작할 때부터 한 명 한 명 누적해서 구축해 놓으면 나중에 무엇을 하든 시너지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커뮤니티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종로 팝업 책방 쿨디가에서 진행한 모윌렘스 인터뷰
서점 운영뿐만 아니라 ‘어랏! 오브 동네 책방 페스타’, ‘서초 책 읽는 거리’ 등 로컬 도서 축제에서도 활발하게 활동을 해오셨는데, 그만큼 근처 독립 서점들과의 교류나 유대감이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서초에는 동네 책방이 없어요. 저는 원래 협업을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그게 힘들었죠. 마포에는 동네 책방이 70여 군데나 있어요. 마포의 동네 책방들 자체가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동네에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마포의 동네 책방 52군데를 소개하는 책도 만들어봤어요.

김명희 대표가 제작한 마포동네책방 52곳 아카이빙 드로잉 북 표지
최근에는 서울 야외도서관 행사를 기획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외에도 다양한 외부 행사들에 참여를 해오셨더라고요.
외부 행사에 제가 참여한 건 별로 없고, 프로그램 기획을 주로 했어요. 서울 야외 도서관도 처음에는 전국에 있는 동네 책방 열 군데만 뽑은 후에 서울도서관 야외에서 1회 행사를 할 수 있게 해주신 거예요. 그때 예산이랑 상관없이 하고 싶은 걸 했는데, 그때 좋게 봐주셔서 이후로 올해 1년 치 책방 콘서트를 해달라는 연락을 받아서 하게 됐죠.

책 읽는 서울광장 중 쿨디가 책방콘서트 사진
대표님 말씀을 들을 수록 쿨디가의 캐릭터가 대체 불가라는 느낌이 들어요. 그만큼 러브콜도 많을 것 같은데, 그중에서 제안을 받아들이는 기준이 따로 있을까요?
진정성이에요. 단순 조회수, 단순 돈 이런 것들을 위한 건 안 하려고 해요. 전체적인 기획을 모두 맡겨 주시거나 하는 식으로 제가 그 일을 하면서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는 일들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행사를 기획, 운영하실 때 가장 신경 쓰시는 부분이 진정성이나 진심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그런 방식들이라고 보면 될까요?
네, 제가 존중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진정성이라는 게, 예를 들어 제가 어떤 콘텐츠를 제대로 기획해서 시민들이 그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면 그게 좋은 거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은 그 일을 맡은 사람한테도 잘해주고 존중을 해주거든요. 무언가를 제공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향한 배려 없이 본인만 뽐내려고 하는 거면 감동을 못 받겠더라고요.
그렇다면 기획자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 도움 될만한 경험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쓸데없는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 관련 없는 것 같아도 다 이어집니다.

서초 책 있는 거리에서 진행한 이지은 작가 북 토크
지금의 시류가 독서보다는 미디어가 주류 문화를 장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서점을 운영하는 게 더욱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아요.
우선 뭐가 됐든 본인이 하는 일에 정의를 내리면 안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서점은 책을 사고파는 곳이니까, 책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책도 사람들이 안 읽고 도서정가제 때문에 돈을 못 번다. 돈을 못 보는데 왜 서점을 하지? 근데 서점을 그런 곳이라고 정의 받는 순간 거기서 벗어날 수가 없거든요. 근데 제게 서점은 콘서트장도 될 수 있고, 서점은 못될 게 아무것도 없어요.
사람들이 책을, 클래식을 소비하지 않는 게 문화 지능이 떨어지고 그런 게 아니거든요. 본인이 할 수 있는 다른 재밌는 일들이 더 많아서 여기까지 안 오는 거예요.
독서랑 미디어를 나눠서 얘기하셨잖아요. 근데 사실은 이 독서가 우리가 미디어로 내 거를 알리고 콘텐츠를 만들기에 너무 훌륭한 도구예요. 우리가 유튜브 방송을 한다고 했을 때, 콘텐츠를 찾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근데 책은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를 계속 생산하고 있어요. 요즘은 생산자가 소비자보다 많은 시대인데, 갈수록 독서의 세계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세계가 조금 달라질 거로 생각해요.
대표님 말씀을 들어보니, 쿨디가는 서점보다는 복합 공간에 가까운 것 같아요.
저는 문화 매개 공간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어요. 제가 무언가를 의도해서 할 일을 부여해 주는 게 아니라, 저는 매개만 할 뿐이에요. 요새는 새로운 걸 발견하고 접하고 하는 게 너무 쉽지가 않거든요. 다 알고리즘에 갇혀서 나올 수가 없어요. 그거를 깨는 건 오프라인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해요. 오프라인은 우리가 만나기만 해도 바로 깰 수 있거든요. 그래서 매개 공간이라고 표현해요.
사람들에게 쿨디가가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길 원하시나요?
쿨디가에 왔을 때, 여기 오길 잘했다. 또 오고 싶다. 이 정도면 저는 대성공이에요.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서초동 독립서점 쿨디가 내부 사진
쿨디가 직접 가서 책방, 커뮤니티를 운영하실 예정이라고 들었어요.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
내년 8월쯤에 쿨디가에 한 달 살기 하러 갈 예정이에요. 서초동은 따로 상주하지 않고, 예약제로 운영할 예정이고요. 서초동 동네 책방으로 있고, 종이책과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아티스트들이 책방 콘서트 하고 싶으면 공간도 대여해주는, 그런 곳이에요 지금은.
마지막으로 예술계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요?
송길영 작가의 <호명사회>를 추천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내 이름을 불러줄 때까지 나를 알려야 해요. 본인을 인식하고 발견할 수 있게, 본인이 잘하는 걸 혼자 할 수 있는 규모 안에서 지속적으로 하세요.
어린 사회 초년생들한테 말해주고 싶은 건 퍼스널 브랜딩, 자기 계발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건 본인이 좋아하는 일 하고 있으면 남들이 보기에 본인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거예요. 의도하는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유행하는 것들을 좇기보다는 혼자서 본인의 일을 조용히 꾸준히 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