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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ATI) 기업탐방] 주식회사 랑 (아트모아 기자단 4기 차소윤기자)

작성자 : 이지연 조회수 : 4,253 2025-03-06


[아티(ATI) 기업탐방주식회사 랑



 뮤지컬 알고리즘의 선두 주자,

주식회사 랑 안영수 대표

 


대학로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랑댚’, ‘대수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랑 대표’, ‘대학로의 안영수의 줄임말로, 모두 주식회사 랑의 안영수 대표를 뜻한다. 어째서 뮤지컬 제작사의 대표가 관객들 사이에서 친근한 별명으로 불리게 된 걸까?


안영수 대표는 뮤지컬을 홍보하기 위해 직접 극 중 캐릭터로 분장하고 관객을 만난다. 싱어롱 데이와 같은 이벤트가 있는 날이면, 관객들에게 직접 이벤트를 소개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튜브 채널 혜화로운 공연생활을 운영하며 대학로 뮤지컬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그러나, 안영수 대표가 단순히 관객과 친밀한 대표로만 알려진 것은 아니다. 그동안 주식회사 랑에서 보여준 신선한 아이디어의 마케팅과 기발한 이벤트는 많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학로의 뮤지컬 공연 영상이 632만 회의 조회수를 달성하고, ‘뮤지컬 밈을 탄생시킬 줄 누가 알았을까?

대학로 뮤지컬 알고리즘의 선두 주자, 주식회사 랑의 안영수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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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랑에서 시작된 뮤지컬 쇼츠 열풍은 뮤지컬 유행을 탄생시켰다. 대학로의 뮤지컬 알고리즘을 이끄는 주식회사 랑의 안영수 대표를 만나보았다.

 

안녕하세요. 안영수 대표님. 대표님과 주식회사 랑을 소개해 주세요.

랑은 공연을 제작하고 마케팅하는 회사고, 저는 그 회사 대표입니다. ‘혜화로운 공연 생활이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고요. 공연을 하면서 밥 벌어먹고 있는 사람이죠.

 


현재 주식회사 랑은 뮤지컬을 제작 및 홍보하기도 하고, 라이선스 뮤지컬을 계약하여 공연하기도 하는 뮤지컬 제작사입니다. 현재 대학로의 가장 유명한 뮤지컬 제작사 중 하나로 꼽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주식회사 랑이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은 어떠했나요?

저랑 주식회사 랑을 동업하는 친구 둘 다 오디컴퍼니 출신이에요. 오디컴퍼니에서 나와서 주식회사 랑을 만들었고요. 랑이라는 회사 이름이 ‘with’라는 뜻이거든요. ‘우리랑 같이 해요할 때 의 의미예요. 초반에 마케팅, 제작 대행을 주로 하다가 직접 제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번째 제작은 어린이 뮤지컬이었고, 다음으로 제작, 마케팅을 대행했던 <풍월주>라는 공연을 제작했어요.

오디컴퍼니에서 큰 공연들을 제작하고 대행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겼고, 대행했던 작품들을 꾸준히 하다 보니 경험이 생겼어요. 하고 싶은 공연들을 우리가 생각한 그림대로 만들어보고자 하는 욕심이 생겨서 하나씩 제작하다 보니 작품 콘텐츠가 생겼고요.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작사가 된 거예요.


 

주식회사 랑의 공연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키워드 한 가지를 꼽자면 무엇일까요?

저희 회사 작품들을 어떤 사람은 깔깔극이라 하고, 어떤 사람은 따뜻함이 있어서 좋다고 해요. 그런데, 저희 회사는 <풍월주>, <데스트랩>, <쿠로이 저택에 누가 살고 있을까?>, <난쟁이들>, 그리고 <이블데드> 등 다양한 공연을 하고 있거든요. 그냥 저희가 대본을 보고 이 콘텐츠는 재밌을 것 같아.’라는 느낌이 드는 공연을 하는 거지, 장르나 규모를 정해 두진 않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보기에 좋은 작품을 하고 있다.’라는 게 굳이 뽑아낸 공통적인 키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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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데레우스><난쟁이들>의 공연 사진

<시데레우스>2024.10.13을 마지막으로 공연을 마쳤으며, 2024.10.29.부터 2025.01.19까지 <쿠로이 저택에 누가 살고 있을까?>가 공연된다.


얼마 전 숏폼 마케팅 덕분에 뮤지컬 <난쟁이들>의 인기가 급상승했는데요. 주식회사 랑의 작품 중에 <난쟁이들>처럼 마케팅이 더 잘 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쿠로이저택에 누가 살고 있을까>(이하 쿠로이). <쿠로이>는 대학로 내에서 이 정도 작품이 나올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잘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우리 역사를 잘 다뤘어요. 무대와 의상도 잘 만들었고, 배우들의 역량도 잘 표현했고, 캐릭터마다의 배분되는 양도 좋고요. 이 작품을 훨씬 더 많은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어요. 사실 지금도 굉장히 잘 알려져 가고 있지만, 이 시기가 좀 빨리 당겨졌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이와 별개로 대표님께서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하는 공연은 무엇인가요?

사실 작품만으로 봐서는 다 비슷하게 좋아요. <난쟁이들>은 우리 회사의 색깔을 나타내주는 상징적인 공연이라 정이 가고, <이블데드>는 제가 배우로 참여했었던 거라서 어쩔 수 없이 정이 가요. <쿠로이>는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대로 굉장히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정이 가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에서 가장 애정하는 작품을 뽑자면 이제 <이블데드>가 됐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했고. 우리 회사 공연으로 첫 번째 시즌을 보냈어요. 하지만 예상했었던 거나 목표했었던 것만큼 알리지도 못했고, 매출도 좀 덜 나왔거든요.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여름에 볼 수 있는 좀비 나오는 뮤지컬이 있다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알려지길 바랐어요. 이번에 첫 번째 공연이었으니까 욕심이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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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블데드>의 공연 사진. 안영수 대표는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 하는 공연에 대해 <이블데드>라고 답했다.

 

주식회사 랑의 작품들은 주로 대학로에서 공연되는데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실 때, 제작자로서 대극장 공연과 소극장 공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대극장은 1만 명의 시민 중에 무작위로 1,000명 정도를 모아서 관객석에 앉혀도 사람들이 대체로 좋아할 만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공연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또한, 짧은 시기에 매우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아야 해요. 그러니 대극장 공연은 어쩔 수 없이 그에 걸맞은 작품 브랜드파워나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 필요하고요.

소극장 공연의 경우, 많은 사람들은 모를지라도 공연 날 이 공연을 아는 사람들이 100명 정도 와주면 되는 거잖아요. 100명이 공연을 보러 왔을 때, 그중 70명 이상이 재미있어할 만한 공연을 만들려고 할 필요는 없어요. 20명 정도는 되게 좋게 봤는데, 나머지 80명 정도는 긴가민가하거나 재미없게 봤다고 하더라도 괜찮아요. 20명 정도가 굉장히 재밌게 본 공연이라고 하면, 20명의 관객이 왜 재미있게 봤는지를 잘 분석해야 해요. 그리고 어떤 점이 좋았는지 잘 캐치해서, 그 점이 정확히 전달될 수 있게 메시지나 타깃을 잘 찾아가면서 마케팅해야 한다 생각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해당 공연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을 잘 찾고 분석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뮤지컬 마니아층이 아닌 뮤지컬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 본인과 잘 맞는 대학로 뮤지컬을 찾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저는 단순히 예매처에서 나와 있는 예매 페이지 말고, 대학로 공연들을 잘 알려줄 수 있을 만한 플랫폼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대학로에 처음 오는 관객들이 대학로에 갈 땐 반드시 들릴 수밖에 없는 앱 혹은 사이트를 만들거나, 아니면 오프라인에 대학로의 공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거죠.

맛집에 가려면 그 동네 맛집을 검색하잖아요. 그것처럼, 대학로에 처음으로 공연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공연을 검색하고 찾아볼 거 아니에요? 그때 이 사람들이 다 거쳐 갈 수 있을 만한 플랫폼 같은 걸 만들어 놓으면, 거기서 관객의 성향별로 공연을 찾아갈 수 있을 거예요. 대학로에 처음 오는 사람들을 위해 '대학로 공연 웃긴 거, 무서운 거, 긴장감 있는 거' 등 카테고리에 따라 뮤지컬이 정리되어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주식회사 랑을 이야기할 때 마케팅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참신한 아이디어의 마케팅, 관객 참여형 이벤트처럼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셨는데요. 마케팅과 이벤트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일단 마케팅하려면 내가 팔려고 하는 상품이 어떤 상품인지 알아야 해요. 공연에 대한 분석을 최대한 해야 작품의 결에 맞게 마케팅할 수 있으니까요. 두 번째로,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회의하면 여러 가지 안들이 나오는데, 그에 대해 실행하기 힘들 거라거나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어요. 물론 아이디어를 보완해야 할 필요는 있지만, 어떻게든 도전해 봐야 아는 것 같아요.

이벤트를 기획할 때, 작품을 만들고 있는 배우나 스태프들, 작품을 판매하고 있는 마케팅팀, 작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세 그룹이 모두 다 좋아할지 고민합니다. 그리고, 이벤트를 통해 관객에게 의미가 잘 전달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해요.

실패한 사례가 매우 많아요. 얼마 전 <이블데드> 전체 넘버 싱어롱 데이를 했었어요. 뮤지컬 매니아들이 이벤트를 보러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노래를 따라 부르며 뮤지컬을 재밌게 즐기는 관객과 관객의 노래를 듣고 감동할 배우들을 예상했죠. 한편으론 너무 무리한 이벤트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관객들이 뮤지컬 노래를 따라 부르려면 뮤지컬이 어느 정도 시즌을 거치거나, 뮤지컬의 넘버가 인기 있는 노래라서 사람들이 꽤 많이 알아야 하거든요. 그럼에도 진행했어요. 진행했을 때는 과감함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이벤트였죠. 이렇듯 늘 성공하는 건 아니고, 이럼에도 불구하고 실패할 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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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혜화로운 공연생활에서 싱어롱 데이를 위해 뮤지컬 넘버를 소개하는 배우들과 안영수 대표의 모습

싱어롱 데이는 공연 도중 관객이 뮤지컬 넘버를 함께 따라 부르는 이벤트이다사진 출처 : 혜화로운 공연생활 유튜브


최근 뮤지컬 관련 영상들이 유행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어요. 이러한 뮤지컬 알고리즘의 선두에는 <난쟁이들>이 있는데요. 공연 장면을 재밌게 편집한 쇼츠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전석 매진으로 이어진 성공적 마케팅이었습니다. 어떻게 쇼츠 마케팅을 기획하게 되셨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쇼츠 마케팅은 제 아이디어가 아니에요. 뮤지컬 장면을 멋있고 드라마틱하게 촬영해 보려고 영상팀을 만났어요. 무대 위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두고, 배우가 노래 부르는 장면을 멋있게 찍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갖고 있는 예산이 부족했죠. 그때, 영상팀이 의견을 냈어요.

스탠딩 코미디를 했지만, 관객이 없어 고민하던 코미디언들이 있었대요. 그 상황이 아쉬웠던 영상팀이 스탠딩 코미디 공연 장면을 쇼츠로 찍어 올렸다는 거예요. 쇼츠 조회 수가 잘 나오더니, 공연 티켓이 약 6개월 정도 매진됐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해주면서 <난쟁이들>도 쇼츠를 찍자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일단 한번 해보자하고 시작했죠.

배우가 "공주님들"하고 부르는 장면에서 객석에서 관객이 "" 하고 대답하는 영상이 유명해졌어요. 그리곤 연쇄 반응으로 다른 영상들도 조회 수가 잘 나와서 전석 매진까지 된 거거든요. 제가 여기서 잘한 건, 그 영상팀이 저한테 제안한 걸 어떻게든 해봤다는 거예요. 아까 도전이라고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요. 그 이후에 쇼츠가 다양한 뮤지컬에서 많이 이용됐죠. 하지만, 쇼츠 마케팅은 공연의 성격에 맞게 활용해야 해요. 여러 마케팅 방법의 하나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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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예상치 못한 대답과 이에 대응하는 배우의 애드리브가 담긴 <난쟁이들>의 쇼츠 장면이다.

해당 영상은 434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사진 출처 : COMPANY RANG 유튜브


대표님께서는 뮤지컬 제작사 업무 외에도 대학로의 공연을 소개하는 유튜브 혜화로운 공연생활’, 관객을 위한 공간인 담소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십니다. 대학로 뮤지컬 전체를 위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신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대극장 공연은 <라디오 스타>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서 홍보하는데, 대학로 내 조그만 공연들은 어디 나가서 홍보하고 싶어도 홍보할 채널이 별로 없어요. “그럴 거면 우리가 라디오 스타 같은 걸 만들어 버리자.”해서 만든 게 혜화로운 공연 생활‘(이하 혜공)이에요. ’혜공에 배우가 나와서 작품에 관련된 깊이 있는 얘기도 하고, 가끔 우스개 장난도 하면서 대학로에 있는 배우들의 매력도 보여주고요. 작품에 대한 설명이나 노래도 들려주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됐죠. ’혜공을 촬영할 때, 랑이라는 회사의 경계를 최소화하려고 늘 생각해요. 주식회사 랑의 공연을 알리는 수단으로 혜공을 사용할 순 있지만, 그렇다고 랑의 공연만 알리는 채널처럼 보여서는 안 되거든요. 다 공평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현재 담소로 쓰이는 공간은 코로나 시기에 임대하게 됐어요. 플러스 시어터에 로비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거든요. 근데 로비로 쓰기엔 공연장 사이즈에 비해 공간이 너무 넓었고, 코로나 시기여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제한적이었어요. 고민하다가, ’대학로에 있는 공연이 끝난 다음에 판매되지 못했던 굿즈 같은 것들을 모아서 팔면 어떨까?‘, ’24시간 무인 사물함을 설치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로 공간이 만들어졌어요.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비즈니스가 대단한 계획을 잡고 시작된 건 아니에요. 담소를 더 채워나가기 위해 조그마한,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하는 일들을 조금씩 해보고 있어요. 담소가 만들어진 지 4년쯤 됐을 텐데 지금도 계속 개발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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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유튜브 혜화로운 공연생활‘, 담소의 24시간 무인 사물함, 담소의 굿즈 판매샵이다

이 이외에도, 담소에는 관객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마케팅에 숏폼을 활용하거나 뮤지컬을 영상화하는 등 뮤지컬계도 변화 중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뮤지컬 시장은 어떻게 발전할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예상은 못 하겠어요. 단순히 무대 위에 만들어진 세트에서 배우들이 노래 부르는 영상으로는 관객들이 비싼 돈을 지불하고 오기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해요. 스타 마케팅도 계속 유지가 될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두 가지 생각을 해봤는데요.

첫 번째로,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꾸준히 업로드하는 거예요.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을 보면, 오디션부터 최종 멤버가 정해지는 것까지 아이돌의 성장 과정을 보여 주잖아요. 그러면서 팬덤이 생기고,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아이돌 그룹이 인기가 많아지고요. 이런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아이돌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줘서 그렇다고 생각하거든요. 관객들이 내가 좋아했던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노력했다고? 이 장면은 이런 의미가 있다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더 드라마틱하게, 더 팬들이 좋아할 수 있게, 이 공연의 값어치를 느낄 수 있게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그렇게 된다면 그해에 티켓이 팔리지 않더라도 그다음 시즌을 노릴 수 있는 거죠. 새로운 마케팅 툴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플랫폼이나 사이트가 더욱 중요해질 것 같아요. ’혜공에서 온라인으로 뮤지컬 시상식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3,600명 정도가 접속해서 시상식을 보고 있었죠. 시상식 중에 축하 공연을 한 뮤지컬팀이 노래를 마친 후 오늘 인터파크에서 저희 뮤지컬 티켓 만우절 할인하고 있는데, 티켓 많이 사주세요라고 이야기했어요. 제 생각엔 접속 중이던 3600명은 모두 뮤지컬 마니아였을 테고, 뮤지컬 마니아들이 인터파크에서 만우절 특가 할인을 한다는 걸 모르지 않았을 거예요. 그럼에도, 이 방송 이후 해당 공연 티켓이 매진됐어요. 이걸 보고 관객들을 모으고,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들릴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나 사이트를 만드는 게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표님께서는 공연 포스터를 붙이며 공연계 일을 시작하셨고, 제작사 설립 전에는 오디컴퍼니의 마케팅 팀장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커리어 로드맵을 거쳐 이 자리까지 오게 되셨는지 구체적인 과정이 궁금합니다.

배우를 꿈꿨다가 집안의 반대로 전혀 관련 없는 학과에 진학했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뒀어요. 그 후 포스터 붙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연계에 들어왔고요. 군대에 다녀온 후, 서울뮤지컬컴퍼니로 들어갔어요. 다양한 공연들의 마케터 활동을 하다가, 퇴사 후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바다라는 회사를 만들었죠. 회사가 어려워지자, 전부터 알고 지내던 오디컴퍼니에 연락했어요. 그렇게 오디컴퍼니에서 일하게 됐죠.

오디컴퍼니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다가 회사에서 독립한 후, 컴퍼니 안을 만들었어요. 회사를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오디컴퍼니의 동료가 어린이 뮤지컬을 만들고 싶어서 독립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뮤지컬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2010년에 랑이라는 회사가 만들어졌어요. 초기엔 뮤지컬 대행을 몇 년 정도 하다가, <풍월주>를 직접 제작하기 시작한 이후로 저희 회사의 제작 작품들을 늘려가고 있죠.



만약 대표님께서 20살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커리어를 시작하신다면, 뮤지컬 제작자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어떤 노력을 하실 것 같으신가요?

공연을 최대한 많이 보면서 노트를 써놨을 것 같아요. 이 공연을 본 다음에 나의 감상평이나 간단한 리뷰를 쓰는 거죠. 디테일하지 않더라도 무대가 예뻤다. 의상이 과해 보였다.‘처럼 간단하게 기록했을 것 같아요. 공연을 제작할 때 레퍼런스가 있어야 하니까요.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일은 MD 모으기예요. 제가 21살 때부터 일을 했거든요. 그런데 참여했었던 공연들의 MD 프로그램 북이 한 권도 없어요. 여유가 있는 대로 뮤지컬, 연극 관련된 MD들을 꾸준히 사모아서 공연 역사박물관을 아주 작게라도 하나 만들고 싶어요. 우리나라 뮤지컬의 역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가 현역으로 일할 때의 공연 시장을 기록화했으면 꽤 괜찮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외국어 공부도 하면 좋고요. 외국에 영어 뮤지컬이 많으니까, 영어를 공부하면 좋을 거 같아요. 20살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한다면 제작자가 안 되고 배우를 끝까지 한번 도전해 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원래 배우를 하고 싶어서 공연일을 시작한 거거든요.



대표님께서 추구하시는 인재상이 궁금합니다. 같이 일하게 될 배우 혹은 회사 직원을 선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직원은 능력이나 하고 싶어 하는 의지가 필요해요. 일을 시작한 다음에 태도도 중요하고요.

배우는 실력이 제일 중요해요. 배우가 해당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지 제작자, 프로듀서, 연출, 음악감독 등의 사람들이 실력을 판단해요. 그리고 개런티도 봐야 하고, 배우의 태도 역시 중요합니다. 배우가 이 공연 연습에 얼마큼 최선을 다해서 참여할 수 있는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큰 갈등 없이, 분위기를 흐리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사람인지 이런 것들을 보는 것 같아요.



앞으로 대표님께서 제작하고 싶은 뮤지컬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또한, 앞으로 주식회사 랑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작하고 싶은 뮤지컬들은 매해 생기는 것 같아요. 최근에 <시데레우스>라는 작품을 혜공방송에서 다룰 때, 한 천문학 박사가 나와서 같이 방송했었어요. 그분이 얘기해 준 어떤 과학자들의 이야기도 뮤지컬로 만들고 싶고. 그 외에 여러 가지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보고 싶어요. 대극장도 도전해 보고 싶고, 1인극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랑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바람은 별거 없어요. 공연하면 안정적으로 관객 수가 보장되는 작품들을 몇 작품 더 개발하고 싶어요. 경제적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배우들을 만나고 싶고요. 공연을 꾸준히 반복적으로 올리고, 중간중간에 좋은 작품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혜화로운 공연생활’ MD도 만들어서 담소에서 팔아보고 싶어요.

지금 생각나는 건, 뮤지컬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MD를 판매해 보고 싶어요. 시중에 판매되는 상품들 사이에 경쟁력 있는 디자인이나 참신한 아이디어의 제품이 있어서 구매했는데, 알고 보니 뮤지컬과 관련된 제품인 거죠. 예를 들어, 뮤지컬 대사를 넣은 달력을 판매하는 거예요. 뮤지컬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달력이 너무 예뻐서 샀는데, 달력에 뮤지컬 대사들이 쓰여 있어서 자연스럽게 대학로 뮤지컬에 관심을 두게 되고요. 그렇게 되면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뮤지컬을 알게 되는 사람이 늘지 않을까요? 반드시 공연장에 와서 정해진 공간에서 MD를 사야 하는지, MD가 공연장 밖으로 나가서 공연들을 홍보할 수 없는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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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수 대표는 공연계 취준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충분히 고민해 보고, 끈기를 갖고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공연계에 꿈을 갖고 있는 문화 예술계 취준생들에게 간단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공연을 좋아해야 하고요. 공연 좋아하는 사람을 이해해야 합니다.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좋은 작품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예술가들의 마음 또한 이해해야 하는 것 같아요.

공연 기획자라고 해서 배우들 섭외하고, 연습실에서 작품 보고, 연출부와 뮤지컬 장면에 대해 회의하는 걸 상상하고 들어왔는데, 막상 회사에 들어오니 매일 반복되는 업무만 하고 관객들에게 안 좋은 말 들으면 금방 포기하고 싶어질 수 있어요. 업무가 생각과는 다를지라도 나중을 위해 버틸 만큼 본인이 이 분야에 매력을 느끼는지 꾸준히 고민해 보세요.

내가 이 일을 얼마나 하고 싶어 하고, 사활을 걸고 싶어 하는지는, 이 일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어려움이 올 때 고민하게 되거든요. 그럴 때 어차피 올 위기였어라고 생각하고, 냉정하게 자기의 진로를 고민해 보는 게 좋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선택하게 된다면, ’내가 이 일을 이만큼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버티고 하셔라. 이 정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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