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탐방
[아티(ATI) 기업탐방] 위즈온센 (아트모아 기자단 4기 김민혁 기자)
[아티(ATI) 기업탐방] 위즈온센
다시 그려내는 공연의 전율, 위즈온센
이동원 대표, 박재석 감독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요즘, 공연 현장의 전율도 디지털화될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은 이 질문에 대해 한 기업만큼은 확신에 찬 끄덕임을 보인다.
바로 공연영화 전문 기업 위즈온센이다.
공연과 영화, 비슷한 듯 다른 두 장르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는 위즈온센.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자 위즈온센의 이동원 대표와 박재석 감독을 만나보았다.

위즈온센 박재석 감독(좌)과 이동원 대표(우)
우선 ‘위즈온센’이라는 회사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위즈온센은 무대 위의 모든 것들을 표방하는 공연 콘텐츠 기업입니다. 회사 이름 역시 ‘What you see on stage’의 프랑스어 격인 ‘미장센’(mise-en-scène)과 모회사 이름인 ‘위지윅 스튜디오’가 합쳐진 것이라 보시면 직관적으로 이해되실 거예요. 주된 작업은 연극, 뮤지컬, 아이돌 콘서트 등 여러 공연을 영상화하여 콘텐츠로 제작하는 것이고요. 그 외에도 공연 유통과 배급, 공연 제작 등 공연과 관련된 다양한 일들을 수행 및 시도하고 있습니다.
위즈온센에서는 공연 콘텐츠에 특화된 OTT 서비스 ‘일루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OT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대형 OTT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려 하지, 자체적인 OTT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하려고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즈온센이 전자가 아닌 후자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루온은 무대 장르의 콘텐츠 상품만을 모아 놓은 ‘편집샵’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론칭했습니다. ‘공연영화’라는 신생 장르의 특성상, 유명 OTT나 극장에 게시해도 메이저 장르에 밀려 사람들에게 노출이 안 된다는 한계가 있었어요. 그러나 공연영화에 열광하는 이들은 분명 존재한단 말이죠. 그 간극에서 오는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다는 열망이 OTT 론칭의 시작점이었어요. ‘공연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보기 위해 여러 플랫폼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번거로움을 해소해 드리고자 한 것입니다.


일루온 사이트
위즈온센에서 주력하는 ‘공연영화’라는 키워드가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키워드에 집중하게 된 계기 혹은 배경이 있을까요?
위즈온센이 탄생하기 전부터 공연장에 자주 방문했고, 공연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이 있음을 확신했습니다. 이를 공연장 밖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공연에 영화를 합쳐보자’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죠.
하나의 장르가 새로이 자리 잡는 데엔 그 이름이 사람들의 인식 속에 안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사람들에게 어떤 이름을 내보일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오랜 논의 끝에 생각해 낸 이름이 ‘공연영화’ 혹은 ‘실황영화’였어요. 공연을 실감 나게 구현하면서도 영화적 형식을 차용해 그 감동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단순 ‘영상’과는 차별화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다만 지금도 어떤 이름이 좋을지는 꾸준히 논의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디지털 콘텐츠로 만드는 과정에서 추구하는 바가 오프라인 공연을 최대한 그대로 재현하는 것인지 혹은 공연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공연을 온전히 담는 것에도 충실하지만, 오프라인 공연에선 느낄 수 없던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공연영화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앞선 질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결국 중계 영상이 아닌 영화이니 말입니다. 오프라인 공연에선 미처 관객들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디테일들이 많아요. 배우들의 미세한 손 떨림이나 눈물, 아이돌이 춤을 추며 보내는 눈빛이나 흘리는 땀방울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을 겁니다. 그 디테일을 영화에선 살릴 수 있죠. 또 실제 공연에서는 시선을 어디에 둘지가 관객의 마음에 달려있지만, 영화에서는 제작자가 그걸 제시해 주잖아요. 이러한 차이들을 활용하며, 주체적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동일한 공연을 몇 번이고 보신 분들임에도 저희의 공연 영화를 감상하며 눈물을 보이시는 모습을 확인할 때면 공연영화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감동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곤 해요.
그렇다면 위즈온센에서 다루는 공연영화와 실제 오프라인 공연은 어떤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업계에서 그 관계에 대한 오해 어린 시선이 많았어요. 공연을 영상화한다면 오프라인 공연 시장이 잠식될 것이라는 생각에, 저희의 영상화 작업을 좋게 보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죠. 그러나 공연영화와 실제 공연은 윈윈 관계, 즉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 오프라인 공연에 비해 공연 영화는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나 진입장벽이 낮잖아요. 그래서 공연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던 사람도 공연에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기에 수월하죠. 또 오프라인 공연을 봤던 사람에게는 공연 영화가 그 당시의 감동을 회상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가 되기도 하고요. 결코 공연영화 때문에 실제 공연을 안 보러 가진 않는다는 겁니다. 스포츠로 생각해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거예요. 스포츠 중계를 다 볼 수 있음에도 스포츠 직관은 여전히 큰 인기를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죠.
공연영화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신 부분은 어떤 게 있나요?
실제 공연이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촬영하는 것이다 보니 여러 제약이 있어요. 영화라는 게 원래 장면 하나하나가 모여 시퀀스가 만들어지고, 거기서 전달하고자 하는 테마나 중심 메시지가 전달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일반적인 영화를 제작할 때는 원하는 모습이 담길 때까지 같은 씬을 몇 번이고 촬영하죠. 근데 저희는 그게 불가능해요. 한두 번 정도의 공연 안에서, 미리 계획된 스토리텔링에 기여할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담아내야 합니다. 당연히 실제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분들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 되고요. 촬영 기회 자체가 적다 보니, 스태프의 실수나 출연진의 갑작스러운 일정 차질과 같은 변수들이 매우 크리티컬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어요. 그러한 면에서 콘텐츠 제작에 한계와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많은 요소를 고려해 정말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둬야 하죠. 다만 공연영화라는 장르가 대중화가 되고, 공연영화 콘텐츠를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지며 저희가 촬영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갈 수 있다면, 말씀드린 어려움 역시도 조금씩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위즈온센이 팬데믹 시대에 공연계 생존방안 모색을 위해 ‘THE SHOW MUST GO ON’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을 작곡한 뮤지컬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를 다들 아실 텐데요. 코로나가 터지며 세계 각지에서 진행되던 그분의 공연이 전부 중단되었어요. 딱 한 군데, 한국만 제외하고요. 그걸 보시곤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공식 석상에서 영국이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본받아야 한다는 발언을 하게 되죠. 이 발언이 화두가 되어, 미국의 한 다큐멘터리 제작사로부터 어떻게 한국만 공연이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은데 협업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습니다. 그렇게 ‘The Show Must Go On’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어요.
취지도 좋고 프로젝트 자체도 당시 상황과 위즈온센의 테마에 워낙 적절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제작사들에 촬영 배경을 설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다만 엄격한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촬영을 진행해야 했기에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있어 여러 제약이 있었습니다. 인원도 제한될뿐더러 시간적으로도 제약이 정말 많았으니 말이죠.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코로나가 공연예술계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위즈온센도 팬데믹 시대에 설립된 기업이죠. 팬데믹이 한 번 지나간 지금 시점에서 돌아봤을 때, 코로나가 공연예술계로 하여금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시나요?
눈에 띄는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말이죠. 다른 나라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공연예술계의 모든 영역이 중단되었는데, 한국에선 제한적으로나마 운영이 되고 있었어요. 물론 관객 수가 줄어들고 많은 회차를 운영할 수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공연 자체는 쭉 이어졌잖아요. 그 과정에서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의 노하우와 실력은 계속 축적이 되고 있었고요. 결과적으로 그게 나비효과를 일으켜 K-콘텐츠의 경쟁력으로까지 이어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위즈온센의 콘텐츠는 많이 공개되었지만, ‘위즈온센’이라는 회사 내부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적은 것 같습니다. 공연 영화 콘텐츠 기업이라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는 만큼 궁금증도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업무 수행 시 분위기가 어떤가요? 또 함께 할 팀원을 모집하는 데 있어 추구하는 인재상이 있으신가요?
공연예술 업계 자체가 전반적으로 자유로운 경향이 있지만, 그 기준에서 생각해도 위즈온센은 특히 자유로운 분위기예요. 출퇴근도 자율제이고요. 본인 업무만 잘 수행한다면 다른 부분에서는 최대한 자유와 편의를 보장해 주려 하죠. 다만 저희가 과도기적 장르를 앞장서서 끌어올리고 있는 입장인 만큼, 일에 대한 열정은 수반돼야 합니다. 인재상과도 연결이 되겠네요. 또 저희가 다루는 장르의 특성상 변수가 많아요. 인풋과 아웃풋의 비율이 정형화돼 있지 않고, 협업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일정이 갑작스럽게 변경되는 경우도 있죠. 이러한 변수들을 맞이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아요.

업무 수행 모습
공연예술 업 혹은 콘텐츠 제작/유통 직무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일단 업계의 바운더리 안에 들어와서 경험을 해보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꼭 큰 기업이 아니더라도, 그리고 꼭 직접적으로 희망하는 직무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어느 작품이든 엔딩 크레딧을 보면 정말 많은 사람이 나오잖아요. 그중 일부가 되어봤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시야를 크게 바꿔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또 요즘은 그렇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많이 생겼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위즈온센의 미래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공연, 실황 영화 콘텐츠를 여러 방면으로 확산해 나갈 텐데, 가장 중요한 것은 테마 사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테마 사업의 미래 비전은 브리지가 되는 포털로서 기능하는 것입니다. 한국에 있는 공연을 해외로 확산시키고, 또 해외 공연을 국내에 소개하는 식으로 말이죠. 국내외를 막론하고, 공연 관련 업종에 계신 분들이 위즈온센을 많이 알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시그널을 느끼고 있어요.
또 한편으로는 위즈온센의 브랜딩을 강화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공연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은 위즈온센과 일루온이 공연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도록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