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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ATI) 기업탐방] 코리아나미술관 (아트모아 기자단 5기 변선민 기자)

작성자 : 곽송비 조회수 : 1,277 2025-08-29

[아티(ATI) 기업탐방] 코리아나미술관


관객과 함께 오늘의 질문을 담다

코리아나미술관 서지은 학예팀장



미술관이라고 하면 왠지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죠.

하지만 일상의 순간을 특별하게 바라보게 해주는 공간이 바로 미술관 아닐까요?


 코리아나미술관은 신체, 여성, 미디어 등 우리가 살아가는 현시대의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또한 전시를 넘어 강연, 퍼포먼스, 연구까지 아우르는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가며,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열린 미술관을 만들어왔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코리아나미술관을 이끌며 동시대 예술을 더 가깝게 전하고 있는 서지은 학예팀장을 만나,

그녀가 걸어온 길과 전시에 담고 싶은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어보았습니다. 






코리아나미술관 학예팀장 서지은




안녕하세요, 팀장님. 먼저 간단한 본인 소개와 코리아나미술관에서 맡고 계신 역할을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코리아나미술관에서 학예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서지은이라고 합니다. 코리아나미술관에 2016년에 입사해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코리아나미술관은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지원한다는 방침에 따라 동시대의 주요 이슈, 구체적으로 신체, 여성, 미디어,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적 코드를 조명하고 이를 다루고 있는데요. 이러한 방향성은 어떻게 자리 잡게 되었나요?


코리아나미술관은 코리아나 화장품이라는 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미술관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처음부터 어떤 방향성을 명확히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그 방향성이 정해진 것 같아요. 화장품 기업의 고객 대다수가 여성이잖아요. 그러니까 여성과 미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화장의 의미가 얼굴 메이크업으로만 국한되어 있는데, 전통적으로 보면 화장은 전반적인 머리 꾸밈이나 옷차림까지 포함하는 범위거든요. 그래서 인간의 신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런 방향성은 제가 들어오기 전부터 구축되어 있었고, 외부에서도 이런 흐름을 좋게 봐주시니까 계속 그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c-lab 8.0 코러스_송주원 <비극과 코러스> 관객참여형워크숍




코리아나미술관은 항상 새로운 시도에 앞장서는 것 같습니다. 특히 *c-lab은 전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연구·교육·퍼포먼스·출판이 결합된 플랫폼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팬데믹 시기 '언택트'를 주제로, 2022년에는 기후위기와 연결된 '공진화'를 주제로, 이렇게 동시대적 주제를 다루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코리아나미술관은 어떤 기준으로 주제를 선정하시나요? 


지금 이 시대에 중요하게 다뤄지면 좋겠다는 주제가 있으면 그걸 우선으로 검토하고, 무엇보다도 담당 큐레이터의 관심사가 중요하게 다뤄지는 편이에요. 기관 내에서 함께 기획 회의를 하고 논의를 해서 정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큐레이터가 진행하려면 본인이 관심이 있어야 더 재미있게 할 수 있고, 또 더 깊이 있게 할 수 있으니까 담당 큐레이터의 관심사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c-lab이 10년에 한 번이 아니라 1년에 한 번만 진행되니까 더 개인의 관심사를 고려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 *c-lab이 거의 10년 동안 매년 진행되고 있는데, *c-lab이 코리아나미술관에 가져온 변화가 궁금했어요. 또한, 장기적으로 *c-lab이 미술계 전체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시나요?


코리아나미술관 안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있었고, 또 진행 중인 것 같아요. 전시 중심의 방식은 아무래도 일방적이었죠. 기획자의 관점으로 완성된 작품들을 보여주고, 관객은 아무래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이었죠. 근데 *c-lab의 활동은 굉장히 다양해요. 관객 참여도 많고 퍼포먼스, 워크숍 등 미술관이 이전보다 더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고, 대중에게 열린 미술관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한, *c-lab은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프로그램이라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 안에 기획자와 작가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아요. 그런 것들이 미술관과 참여자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가져다주는 것 같습니다. 미술계 안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c-lab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런 형식이 별로 없었던 반면에 지금은 국내 타 미술관들도 이런 활동들을 늘려가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분명히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저희는 예술계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 보는 사이트다 보니까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팀장님은 큐레이터로서의 길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저는 예중, 예고를 나와서 대학 때도 계속 미술을 전공했어요. 대학교 안에서 대규모 전시행사가 있었는데, 1학년 때 스태프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때 저는 당연히 큰 역할을 맡지는 못했지만, 조직 안에서 하나의 예술 행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목격하는 것이 정말 재밌었고 뜻깊은 경험이었어요. 그때부터 미술계에 작가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역할이 있다는 것을 배우면서 기획자의 길을 꿈꾸게 되었어요. 그래서 경영학과 미술사학을 복수전공하면서 기획자에게 필요한 능력을 기르려 했고, 미술관에서 하는 강연도 많이 들으면서 실제 큐레이터분들과 작가분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후에는 현장 경험을 쌓으면서 이 길이 정말 나에게 잘 맞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유학을 다녀오면서 자연스럽게 큐레이터의 길을 걷게 됐죠.




2023 스페이스 씨 20주년 기념전 <시간/물질: 생동하는 뮤지엄> 큐레이터 토크 현장




큐레이터로서 ‘성공적인 전시’의 기준을 관객 수, 비평적 반응, 학술적 기여 등 여러 요소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팀장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전시’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맞아요. 그런 객관적인 언론의 평가나 여러 가지 지표가 있을 수 있지만, 저는 정말 관람객 한 명이라도 전시를 보고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면 좋은 전시가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다수를 만족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명의 관객이 전시를 통해 질문을 던지게 되고, 일상에서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이 전시를 통해 생각하게 되었다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전시를 보러 다닐 때 제가 평상시에 느껴보지 못한 것을 감각하게 하는 전시를 굉장히 좋아해요. 



뒤에 나올 <합성열병>에 대한 이야기도 이런 맥락과 연결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코리아나미술관은 현대미술을 다루다 보니까 접근 방식에서도 고민이 많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큐레이터로서 관객이 작품을 해석할 여백을 남기는 것과,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시나요? 팀장님의 소통방식에 대해 알려주세요. 


저는 미술관이라는 기관에 속해 있으니까 기관의 메시지를 잘 전달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작품이 스스로 말해야 하는 부분, 관람객이 혼자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 이렇게 3개의 관점에서 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기도 한데, 점점 일을 하다 보니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 각각의 주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대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해요. 어떤 스킬이나 비결보다도 진심으로 상대를 생각하면 그게 통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지인들에게 미술을 음악에 비유해서 설명해요.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공부하면서 듣지 않잖아요. 그냥 듣다 보니 본인의 취향이 생기는 거고, 그 취향을 더 파고들면서 다양한 음악을 듣는 것처럼, 미술도 처음에는 공부하면서 보기보다 다양한 작품을 접하면서 나의 취향을 발견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작품의 의미나 미술사적인 가치를 먼저 아는 것보다 내가 어떤 작품을 좋아하느냐를 아는 게 앞으로 미술을 즐기고 찾아보게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람들이 미술에 관해 얘기할 수 있는 공간도 미술의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코리아나미술관은 전시 연계 프로그램이나 강연, 소개가 자세하다고 느꼈습니다. 최근에 쓰신 논문에서 나온 큐레토리얼의 한 형태인 것 같은데요. 논문에선 큐레이터가 전시 기획을 넘어 사회 맥락 속 비평·연구·교육·협업까지 아우르는 큐레토리얼의 실천에 대해 언급하셨어요. 큐레이터로서 본인의 역할 정체성은 어떻게 변해왔다고 느끼시나요?


맞아요. 확실히 미술관에 다양한 프로그램도 많이 생기고, 미술관 자체적으로도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도 많아지고 있어요. 그리고 관람 문화가 달라진 것도 큰 변화예요. 10년 전에는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만 미술관에 갔던 것 같은데 이젠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에 익숙해지고, 조금 더 일상적인 취미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그래서 미술관에서 준비하는 여러 기획도 미술에만 주목하기보다 문화 전반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시대 큐레이터는 전시를 기획하는 사람을 넘어서죠. 저 역시 다양한 분야를 들여다보며 동시대 예술과 관람객 사이의 매개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면서 일을 하고 있어요. 기획자인 동시에 매개자이자 실천가, 또 연구자로서 다양한 정체성이 복합적으로 드러나는 것 같아요. 





한국미학예술학회 2025 봄 정기학술대회 - *c-lab 사례발표



논문에 다성성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던데, 이 다성성이 단순히 여러 목소리가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위계없이 서로의 위치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설명해 주셨어요. 다성성의 철학이 코리아나 미술관 내부의 협업 방식에도 영향을 주기도 하나요?


아무래도 저희는 사립미술관이다 보니까 국공립미술관보다는 유연한 측면이 있어요. 절차나 소통의 구조도 훨씬 자유롭다고 느끼고, 회의할 때도 다 같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선호해요. 내부적으로 다성성의 개념을 머릿속에 두고 기획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주제로 전시를 진행한다고 했을 때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으려고해요. 최대한 다양한 관점을 검토해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도록 고민하는 편입니다. 



다성성은 관객 참여형 전시의 가장 기본 전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코리아나미술관은 전시마다 관객 참여를 중요하게 강조해 온 미술관이니 관객이 남긴 반응이나 참여 경험이 차후의 전시나 프로그램 기획에 영향을 주기도 할 텐데요. 미술관에서는 관객의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분석하며, 다시 기획 과정에 합류시키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보통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관객 설문 조사 링크를 보내서 피드백을 받고요, 어떤 경우는 프로그램 안에 참여자들이 모여서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해요. 특별히 2022년에 홍이현숙 작가님과 *c-lab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를 선보였어요. 참여자들이 완전한 어둠에서 배우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소리도 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어요. 저는 이 시간이 너무 좋았거든요. 한 회당 10-12명이 참여한 프로그램을 10번 진행했으니까 거의 100명 이상의 의견을 들었는데, 사람마다 비슷하게 느끼는 지점도 있었지만 다른 점도 많더라고요. 그런 걸 비교하고 바라보는 게 기획자로서 흥미로웠고, 다양한 관점을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c-lab 6.0 공진화_홍이현숙 <12m 아래, 종들의 스펙터클>(관객 참여형 퍼포먼스)



사실 관객과 기획자가 같이 모여서 이야기할 기회가 많이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기획전을 개최할 때 전시 기간 중 항상 큐레이터 토크를 하거든요. 그때 기획 과정을 공유하고 관객들에게 직접 질문을 받고 이야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관람객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음으로는 여러 전시 중에서 가장 최근에 생성형 AI를 주제로 열린 <합성열병>에 관한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요. 저는 전시 속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우리 일상에 침투한 생성형 AI에 대해 우리가 놓친 담론은 무엇인지를 끌어올렸다는 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구글 어스를 통한 기업에 관한 이야기, AI에 숨겨진 유령 노동 등 생성형 AI라는 특정 주제 안에서도 고민할 지점이 매우 많더라고요. 팀장님께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어떤 가려진 담론을 특히 가시화하고자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팀장님이 이 전시에서 주목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아까 제가 말했던 좋은 전시의 기준과도 연결되는 것 같은데요. 저는 처음에 생성형 AI를 가지고 전시한다고 했을 때, 표피적이거나 너무 넓은 이야기만을 하는 전시를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생성형 AI가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었는데,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들이 분명 있잖아요. 생성형 AI의 이면의 모습 말이에요. 그런 것들을 한 번쯤 생각해 보게 하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어요. 우리가 쓰는 생성형 AI가 결코 그냥 온라인상에만 머무는 비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굉장히 물리적인 영역이라는 것을 알리는 데 주목했어요. AI를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전기와 물과 에너지도 필요하고 데이터 센터도 필요하잖아요. 이런 지점을 생각했을 때, 과연 AI가 정말 편리하기만 할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AI가 일으키는 다양한 미래의 영향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전시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합성열병>에서 팀장님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주제가 있으셨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에너지에 관한 이야기가 좀 무서웠던 것 같아요. 전 세계적으로 AI를 쓰고 있는데, 이렇게 계속 써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급속도로 발전하고, 심지어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으니까, 인류가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더라고요. 




<합성열병> 큐레이터 투어




<합성열병>을 만들 때 참고하신 『아카이브 열병을 쓴 자크 데리다는 기술은 아카이브 방식 자체를 변화시켜서 무엇이 기억되고 망각되는지를 기술이 지배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선 질문에서 말했듯이 팀장님의 전시는 이 기술의 지배를 거스르는 전시인 것 같아요.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을 가시화시키고,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을 다시 기억하고 사유하게 하니까요. 팀장님께서는 앞으로 어떤 것들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싶으신가요?


<합성열병> 이전에도 기술을 다룬 전시를 여러 번 기획했는데, 저는 앞으로도 이런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계속 지켜보고 싶어요. 나중에는 ‘인간다움’에 대한 이야기도 진지하게 다뤄보고 싶습니다.



기술이 이젠 너무 깊숙하게 들어오니까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기술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맞아요. 그래서 저는 계속 시대의 흐름을 읽는 전시를 하고 싶어요. 시대와 너무 동떨어진 전시보다는 시대마다 질문해야 하는 것들을 질문하고 보여주는 전시가 제가 추구하는 전시의 방향입니다.



저도 왜 예술을 좋아하게 되었나, 생각을 해보면, 예술은 우리가 들어야 하는 이야기를 들음직하게 얘기해주는 것 같아요. 그냥 말로 전달하는 것보다 전시를 통해서 보여주는 게 확실히 다르잖아요.


사실 현실에서 보면 예술은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리기도 하지만, 말씀하신 그런 측면에서 예술은 분명한 쓸모를 가지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큐레이터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팀장님의 조언이 있을까요?


제가 근무하면서 제 모니터 앞에 붙여놓는 문구가 있는데요, 이게 큐레이터의 자질을 잘 정리해 놓은 글이에요. 에이드리언 조지의 <큐레이터: 이 시대의 큐레이터가 되기 위한 길>이라는 책에 인용된 부분인데요. 전, 런던 테이트 관장인 니콜라스 세로타가 한 말이에요. 




큐레이팅은 20 퍼센트의 심미안과 상상력, 80퍼센트의 행정력과 팀워크 경영 능력으로 이루어진다.

큐레이터는 미리 생각하고 앞일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20퍼센트에 해당되는 능력이 없으면 성공적인 전시를 열 수 없지만,

80퍼센트의 능력이 없어 전시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멋진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허사가 된다.



이게 큐레이팅의 핵심을 찌르고 있는 말이에요. 단순히 큐레이터가 미술에 대한 지식이나 감각만 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행정 능력과 다양한 주체들과의 팀워크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예정된 전시의 오픈 날짜에 맞춰 타임라인을 짜고 딜레이 없이 진행하려면 경영 능력은 정말 필수적이에요.


그리고 또 전시를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해요. 요즘에 워낙 온라인에 많은 자료가 있긴 하지만 현장에서 전시를 보는 것은 정말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전시는 특정 기간에 열리고 사라지기 때문에 그때 아니면 볼 수 없어요. 이건 큐레이터뿐만 아니라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저는 지금도 전시를 정말 많이 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경험은 단순한 지식 이상으로 큰 힘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