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탐방
[기업탐방] 브러쉬씨어터
전 세계에서 공연 콘텐츠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아트컴퍼니
브러쉬씨어터 이길준 대표
K-POP, 한국 영화, 한국 드라마 등 한국의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가운데 공연 예술에서도 한류가 일어나고 있다.
해외에서 사랑받는 공연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브러쉬씨어터의 <두들팝>은 벌써 전 세계 56개 도시에서 500회 이상의 해외 공연을 진행한 바 있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시기에도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공연 제작사 브러쉬씨어터의 이길준 대표를 만났다.

브러쉬씨어터 이길준 대표
브러쉬씨어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브러쉬씨어터는 2017년 1월에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공연 제작사입니다. 저를 비롯한 6명 정도의 멤버가 구글, 디자인, 애플처럼 즐겁게 일하면서 복지도 좋고 재무적으로도 탄탄한 공연 제작사를 만들자는 목표를 갖고 함께 브러쉬씨어터를 설립했어요. 기존에 있던 어린이 공연 콘텐츠가 대부분 유튜브 콘텐츠, TV 애니메이션 혹은 그림책에 원작을 두고 2차 저작물로 공연을 만드는 것과 달리, 저희는 전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는 공연 콘텐츠를 원작 삼아 다양한 IP(Intellectual Property) 사업을 하고 있죠.
이길준 대표님은 언제부터 공연 제작에 관심을 가지셨는지 궁금합니다.
원래는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연극과를 다녔는데, 그때는 독특한 색깔을 가진 배우를 꿈꿨죠. 그런데 극단에 있으면서 연출도 하고, 기획, 홍보 마케팅 업무도 하다 보니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한계에 부딪혔어요. 성장이 멈춘 느낌이랄까요. 무언가를 포기하고 하나에 더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연기를 포기하고 기획에 좀 더 매진했는데, 그게 공연 제작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현재 브러쉬씨어터의 단원은 거의 모두 정직원이에요. 배우, 스텝, 연출부, 기획 파트, 해외 파트, 홍보·마케팅 파트 등 다양한 포지션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총인원이 약 30명 정도 되다 보니 그만큼 인건비로 인한 고정 지출이 큰 편이죠. 부담이 크지만 저는 이렇게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조금씩 극복되는 과정을 느끼면 오히려 살아있는 기분을 느껴요. 왜냐하면 누군가는 하기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거든요. 처음 해외 시장에 도전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제가 영어를 거의 못 하는데, 당시 인터넷 강의를 일주일 듣고 무작정 외국으로 나가 미팅을 잡았어요. 처음에는 아무 반응이 없었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5년 동안 매해 콘퍼런스와 아트마켓을 찾아가 눈도장을 찍었어요. 그 시간이 쌓이면서 사람들에게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했고요. 공연을 제작하다 보면 쉽지 않은 상황을 많이 겪게 되는데 어떻게든 도전해서 이뤄낼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그동안 많은 작품을 제작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저는 브러쉬씨어터가 아니면 못 만드는 작품을 만들었을 때 가장 행복해요. <두들팝>이나 <아무것도 없는 왕국>, <그래비티 스페이스> 같은 이머시브 씨어터 콘텐츠가 그런 작품이죠. 이 작품들은 처음부터 남들은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작품을 만들자며 시작했던 작품이고, 지금도 계속 수정·보완하면서 발전시키고 있는 작품이에요.

브러쉬씨어터의 <그래비티 스페이스> ⓒ브러쉬씨어터
공연은 어떤 과정을 거쳐 무대에 올라가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아마 제작사마다 다를 거예요. 아티스트 기반 제작사는 연출자 혹은 예술감독이 어떤 작품을 만들지 결정하는 데서부터 시작돼요. 작품을 정하면 동료들을 모아서 작품을 구현할 수 있는 장소를 찾고요. 그다음에는 작품 제작 비용 마련을 위해서 다양한 지원 사업들을 살펴보죠. 저도 그랬지만, 처음에는 비용을 마련하기 쉽지 않아서 직접 발품 팔면서 제작과정 대부분을 진행하게 돼요. 직접 의상을 디자인하기도 하고, 무대 장치나 소품을 구매하러 돌아다니기도 하고요. 이렇게 작품 제작이 끝나면 이제 홍보를 진행하죠. 포스터를 만들고 온라인을 통해 홍보하기도 하고 무작정 평론가나 기자에게 연락하기도 했어요.
브러쉬씨어터의 작품은 해외에서도 큰 인기잖아요. <두들팝>은 지금 미국 투어 중이기도 하고요.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작품을 준비할 때 차별점을 두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저희는 처음부터 해외에서 공연하는 것을 목표로 만드는 편입니다. 초연이 해외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도 생각과 실제는 달라요. 창작자 혹은 아티스트분들이 다음 달 혹은 2~3달 뒤에 해외 어느 나라의 어느 극장에서 공연한다고 하는 것은, 한국에서 초연을 올리고 향후 해외 진출까지를 목표로 두는 것과 정말 많이 다릅니다. 크게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저희 브러쉬씨어터가 다른 공연 제작사와 다른 점이라고도 생각하고요.

브러쉬씨어터의 <두들팝> ⓒ브러쉬씨어터
코로나19로 공연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브러쉬씨어터는 이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도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북미 투어 중에 남아 있던 모든 공연이 취소되면서 엄청난 손해를 보기도 했고요. 해외 사업이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저희에게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많이 컸어요. 하지만 이런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그 과정에서 사고를 전환하면서 변환점을 맞이하게 됐어요. 원래 그동안에도 공연 예술계는 풍족했던 시기는 없었다고 생각해요. 항상 힘들었고, 항상 부족했고, 항상 지원금에 많이 의지할 수밖에 없었죠. 그 생각을 하다 보니까 이 힘든 시기에 자생력을 키울 수만 있다면, 코로나19가 끝났을 때 훨씬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때부터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어요. 코로나19로 극장이 문을 닫아버리거나 초청공연이 취소되면 오히려 저희가 직접 극장을 임대해서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직접 홍보·마케팅을 하면서 직접 운영 공연도 더 많아지고, 유튜브도 시작하고, 출판도 했죠. 단순히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산업을 하는 거라는 마인드로 콘텐츠를 계속 확장했어요. 그리고 전문가를 채용해서 브랜딩이나 홍보 마케팅도 내부에서 직접 하기 시작했고요. 지금 저희의 목표는 브러쉬씨어터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서 더욱 많은 사람이 브러쉬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브러쉬씨어터에서 현재 준비 중인 작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금 저희는 실감형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어요. 저는 공연이 영화와 다른 점은 관객이 직접 공연장에 와서 그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경험’이라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죠. <그래비티 스페이스>에서는 관객들에게 마치 실제와 같은 우주여행을 경험하게 해주고, <드림 파인더>에서는 다른 사람의 꿈에 들어가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현재는 심해(깊은 바다)를 주제로 한 <오션 스페이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는 실감형 콘텐츠를 바탕으로 하여 관광시장을 타깃으로 공략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앞으로 2~3년 동안 계속 발전시켜서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콘텐츠로 완성해보려고 해요.

브러쉬씨어터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파트마다 많이 달라요. 디자이너는 정말 그림을 잘 그리거나 디자인에 대한 센스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는 매력과 실력을 함께 갖춰야 하고, 경영지원은 애사심과 바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보고요. 이렇게 파트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아무래도 크게는 업무적인 능력을 많이 볼 수밖에 없죠. 다만 기획 파트는 좀 달라요. 제가 생각했을 때 기획자는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해요. ‘이거 한번 해볼래?’라고 했을 때, 재지 않고 진짜로 해보는 기획자가 길게 봤을 때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성공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공연 제작을 목표로 하는 지망생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학교에서 공연 제작(프로듀싱)이나 예술경영을 학문으로 배운 게 아니거든요. 누군가가 제 가장 큰 자산이 뭐냐고 묻는다면 영어도 모르면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던 경험들이었다고 대답할 거예요. 사람들이 어떤 공연에 열광하는지, 그리고 언제 공연이 거래되는지, 해외 시장의 분위기는 어떠했는지를 실제로 느끼고 조사했던 것이 지금 저의 가장 큰 자산이거든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부딪히는 것이 중요한데, 나이 들어서 건강이 뒤받쳐주지 않거나 책임질 것들이 늘어나면 그런 경험을 계속 쌓아가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러니까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아두는 것이 훗날 정말 큰 도움이 될 테니 그 시간을 놓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