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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ATI) 기업탐방] 인천시립무용단

작성자 : 이지원 조회수 : 693 2023-12-29



세계에 선보인 우리 춤, 대한민국을 대표하다

 

인천시립무용단 윤성주 예술감독

 


2023년, 인천시립무용단은 한국-독일 수교 140주년 기념공연을 비롯해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공연, 인천-톈진 자매결연 30주년 기념공연 등

한국 춤의 아름다움과 독창성을 세계에 알리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외교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천시립무용단의 윤성주 예술감독이 찾아낸 한국 춤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도전은 한국 춤의 미래를 전망하게 합니다.

남다른 상상력과 열정으로 한국 춤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는 윤성주 예술감독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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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무용단 윤성주 예술감독



안녕하세요. 윤성주 감독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무용가라는 지칭보다는 예술가라는 말을 듣고 싶은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 윤성주입니다. 평생 무용에만 전념해서 집과 직장을 마치 시계추처럼 오갔던 것 같아요. 과거에 했던 것을 답습하는 것을 싫어하고, 호기심 많은 성향 탓에 남이 시도하지 않은 것을 좋아합니다. 스스로 들볶아서 일을 만들어내는 타입이에요. 그 덕에 일복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다섯 살 때부터 무용을 시작해 국립무용단에서도 활동하셨고 그 후 국립국악 중고등학교 교사,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사장 활동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으셨는데요. 어떤 계기로 예술감독을 하게 되셨나요?

계기라기보다는 국립무용단 단원일 때부터 만약 기회가 된다면 훌륭한 단원들과 함께 일하는 수장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마침 2007년부터 2009년 12월까지 3년간의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초대 이사장 임기가 끝나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나 생각했을 때, 마음속 깊이 품고 있었던 꿈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계시던 선생님들이 은퇴하신 이후에 국립무용단을 이끌만한 인재가 몇 명이나 있을까 생각해 보니 다섯 사람도 안 되더라고요. 그분들은 선배이기도 하고 경험도 있으셨던 분이지만, 오히려 젊은 피를 오히려 필요로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어느 날 갑자기 확 들더라고요. 그래서 2012년에 공채에 지원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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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주 예술감독 <최현류 살풀이춤>



예술감독은 작품 안무 능력이 필요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안무 활동을 시작하셨나요? 스스로 안무에 재능이 있다고 느끼셨나요?

무용단에 다닐 때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무용수가 되고 싶었고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알 정도로 춤 잘 추는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고 싶었어요. 하지만 무용단에서도 나의 춤이 아닌 남의 춤을 추는 것이라는 생각은 있었죠. 그러던 중 교사로 재직하게 되었는데, 교사로 8년간 재직하던 시절에는 1년 열두 달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정작 내가 춤출 기회는 점점 더 없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내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 교사 생활을 하면서 안무를 시작했어요. 다른 사람들보다는 안무를 늦게 시작한 편이지만, 안무를 만들면서 내면의 뭔가를 드러내고 나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너무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그때 안무에도 소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예술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모든 부분에 있어서 내 일처럼 생각하는 게 필요해요. 무용단 전체를 나의 이름처럼 또는 내 것처럼 생각하는 거죠. 자칫 오해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개인적인 성향이나 개인의 욕심이 너무 지나쳐서도 안 돼요. 무용단은 개인의 것이 아니잖아요. 내 일처럼 한다는 것이 내가 높은 평가를 받거나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예술감독으로서 한 예술가가 가진 독특한 색을 유지하면서도 단체의 목표와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국립무용단 재직 후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오셨을 때, 많은 기대와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천시립무용단에 오셨을 때 어떠셨나요?

인천시립무용단에 처음 왔을 때 무용단 폐지까지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내부에 진통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와서 보니 단원들이 너무 순수하고 열정이 넘치더라고요. 각자의 기량은 다르지만 공통된 목표를 향해 함께 몰입하고 협력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어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단원들의 모습에서 희망과 가능성을 발견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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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무용단 40주년 기념 전시장에서 윤성주 예술감독



인천시립무용단은 4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지역의 국공립예술단체입니다. 오랜 역사를 이어오면서 퇴보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춤은 함께 무대에 선 사람과의 유기적인 상호 관계로 이뤄져야 합니다. 호흡이 일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죠.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기량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개인의 기량과 협동하는 힘, 이 두 가지가 만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거죠. 인천시립무용단 단원들이 꾸준한 연습을 통해 개인의 기량을 향상시키고 자신감을 키웠기 때문에 퇴보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용단원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 것 같은데요. 각기 다른 역량을 가지고 있는 무용단원들의 기량을 어떻게 발전시켜 작업에 녹여 내는지요?

처음 와서 한 달 동안 단원들을 지켜보면서 각자의 장단점과 특기 등을 파악했어요. 각자 어떤 캐릭터에 어울리는지 분석하면서 캐스팅도 진행했고요. 처음에는 단원들이 이 캐릭터에 왜 캐스팅되었는지 의문을 가질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나중에 완성된 작품을 보고 수긍하게 되었고요.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우리 단원들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작품이 있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다양한 작품들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죠. 무용단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제 마음을 알아주고, 단원들도 열심히 노력해 최고의 기량을 보여줘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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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무용단 <사다라니>



현대적인 해석으로 새로운 전통 예술공연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전통과 현대의 경계선에서 작품을 창작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과거에는 새로운 동작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현재는 무대를 디자인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순수 예술을 지향하는 편이어서 영상과 같은 기술은 적게 사용하려고 해요. 그런 장치에 압도되면 춤이 잘 보이지 않거든요. 춤으로 감정과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을 기본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그리고 안무자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공감할 수 있게끔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공간 배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무대를 정면으로 봤을 때 무대 위쪽은 원근감이 없어요. 그래서 무대 세트로 길거리 건물들처럼 높낮이를 둬서 무대의 모든 면을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식이죠.

  


감독님께서 생각하는 한국무용은 어떤 춤사위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 춤은 포용력이라고 생각해요. 남녀노소 모두를 포용하는 힘. 한국 사람들에게만 흐르는 독특한 문화와 정서가 외국인들이 볼 때는 그들에게 없는 감성과 감정이기 때문에 신기하게 느껴질 거예요. 한국무용의 근간은 전통 음악에 있어요. 트로트, 판소리, 국악 등 전통 음악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인기 있는 것도 우리의 정서에 맞기 때문이거든요. 음악적 특성을 기본으로 한 우리 춤에 발레, 현대무용, 뉴댄스를 접목하면 시너지가 더 커질 수 있는 거죠. 가장 핵심이 되는 근본은 깨부수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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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무용단 <만찬>

 


전통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많이 선보이는데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안무 창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일상생활 속 모든 것들에서 영감을 받아요. 우리 춤의 정서가 ‘한’이니까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죽음과 삶 등에 대한 소재에 관심이 많고요. 저승 신화를 바탕으로 만든 <만찬>이라는 작품도 꿈속이나 책에서 본 장면을 떠올리면서 신들의 세계를 상상해 만들었어요. 죽음과 귀신 등을 공포 요소로 다루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적인 감정과 유머가 스며들게 만들고 싶었어요. 인간들은 죽음을 슬퍼하고 안타까워하죠. 하지만 신들이 봤을 때는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으로 만들었지요. 그저 죽음 뒤에는 신들이랑 놀러 갈 뿐인데 인간들이 너무 슬퍼하니까요. 저승에 가보지 않았으니까 상상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죠. 그리스 신화와 같은 연극 작품을 소재로 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그때는 단원들에게 캐릭터 분석을 시켜요. 사람마다 생각하고 표현하는 게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죠. 원작 캐릭터로 안무를 창작하는 것보다 단원들이 캐릭터를 분석하고 표현하는 스타일로 작품을 안무하는 편이에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재직하던 시절, <묵향>, <제의> 두 작품의 안무로 국내외 무용계의 극찬을 받으면서 작품을 국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안착시켰는데요. 아직까지 사랑받고 있는 작품들을 보면서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국립무용단 대표 레퍼토리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응이 좋아 개인적으로 영광이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해요. 두 작품으로 저도 안무자로서 완전히 올라설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가기도 하고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재직 시절엔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춤사위, 토너먼트와 같은 생각지도 못했던 컨셉을 시도하려고 했어요. 새로운 시도를 궁금해하는 관객들을 끌어들이고 싶었거든요. 그 성과가 지금까지 이어져 한국무용 대중화에 기여한 것 같아 안무자로서 가장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그렇다면 국립무용단 대표 레퍼토리인 <묵향>, <제의> 두 작품의 안무 경험이 인천시립무용단에서의 작품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나요?

그동안 해왔던 작품들을 보면 기초는 전통무용인데 춤 스타일은 현대적이었어요. <제의>도 제례의식(祭禮儀式)에 추었던 다양한 의식 무용을 소재로 한 작품인데, 춤 스타일은 현대적이죠. 그런데 <묵향>은 전통무용이 기초면서 시각적으로도 전통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한 작품입니다. 두 작품의 성향이 완전 달라요. 그 당시 작품들은 국립무용단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관객을 개발하기 위해 제작된 작품이지만 인천시립무용단에서는 그와 다른 작품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면에서 사람들이 의아해하기도 해요. 왜냐하면 두 작품은 제 대표작이기 때문에 비슷한 작품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하지만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과거에 했던 것을 답습하는 것을 싫어해요. 그래서 무조건적인 흉내내기나 답습을 피하고, 인천시립무용단에 적합한 작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 6년이 지났습니다. 취임한 이후 단체가 이룬 주요 업적이나 성장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인천시립무용단 레퍼토리가 과거에 비해 두 세배 많아졌어요. 이 레퍼토리 중에는 언제 다시 선보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시대를 뛰어넘는 대작들이 여러 개 있어요. 무엇보다 단원들 간의 단결과 협동이 뛰어나서 양질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업적입니다. 국제적으로는 몇 년 전부터 주요 외교계 기념사업이라고 해서 외교부에서 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해외 공연은 레퍼토리가 축적돼야 하고, 단원들이 해외에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역량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가능한 거예요. 외교 행사에 인천시립무용단이 왔으면 좋겠다며 요청하는 나라도 있는데, 그것만 봐도 아주 큰 성장이라고 볼 수 있죠. 덧붙여 단원 간의 단결이 어느 단체보다 잘 이루어지고 있는 단체라는 게 자랑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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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무용단 / <춘흥>

 


지난 9월, 인천시립무용단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야훈데어트할레(Jahrhunderthalle Frankfurt) 극장에서 한국과 독일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는데요. 이번 공연은 어떻게 기획되었고, 현장 반응은 어떠했나요?

외교부와 함께 기념사업으로 공연을 기획했어요. 야훈데어트할레 극장은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대극장으로 다소 외곽에 위치했는데도 티켓 오픈 2주 만에 1,900여 석의 객석이 매진되었어요. 관객 대부분은 독일 현지인이었고요. 공연에는 독일 관객의 특성을 반영해 창작 작품의 비중을 높이고 해외 공연에서 호평받았던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구성했어요. 음악도 몰입감과 생동감을 주기 위해 현장 라이브로 연주했고요. 관객들은 작품이 끝날 때마다 환호와 박수를 보냈고, 무대가 끝난 뒤 커튼콜 때는 발을 굴러 최고의 찬사를 표현하기도 했어요. 한국 문화와 예술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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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무용단 윤성주 예술감독



마지막으로 젊은 예술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순수 예술은 돈을 벌기가 어렵다는 생각에 많은 젊은 예술가들이 직업을 바꾸고 있어요. 그래서 안타깝지요. 냉혹한 현실을 잘 알고 있어 자칫 희생을 강요하는 말처럼 느껴질까 봐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이어온 우리 춤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전 세계가 열광하는 K-pop의 근간이 바로 우리 춤, 우리 전통이라는 생각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젊은 예술가들의 열정과 헌신이 더해질 때 우리 춤도 전 세계를 열광시킬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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