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탐방
[아티(ATI) 기업탐방] 주식회사 앨리스
순천이라는 정원에 문화의 숨을 불어넣는 사람들
생태예술로 골목골목 사람과 공간, 지역을 연결하는 주식회사 앨리스
주식회사 앨리스 김도혁 기획실장
순천역에 내려 원도심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자연스레 문화예술이 살아있는 거리를 즐길 수 있다.
100미터 안팎의 거리 한 칸을 차지한 순천양조장, 카페브루웍스, 청춘창고, 유익한 상점 등 문화로 사람을 모으는 이 공간들은
모두 2023 순천에코아트페어와 협업하는 공간들이다. 그 중심에는 사회적 기업 주식회사 앨리스가 있다.
길을 이어주는 골목처럼 사람, 공간, 지역을 연결하는 소통의 통로가 되고 싶다는 앨리스는 문화를 통해 도시를 재생시켜 아름다운 도시 순천에 숨을 불어 넣는다.
생태예술과 도시재생에 관심이 있다면 앨리스의 이야기에 주목해 보자.

주식회사 앨리스 김도혁 기획실장
먼저 기획실장님 자기소개와 주식회사 앨리스(이하 앨리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주식회사 앨리스에서 기획을 맡고 있는 김도혁이라고 합니다. 주식회사 앨리스는 전라남도 순천시에 소재해 있고, 문화복합공간과 문화예술 관련 사업, 예술인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해왔던 사업, 혹은 거기서 더 발전‧변형시킨 사업들을 순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는 일도 하고 있고요. 사회적 기업으로 출발한 회사이기 때문에 문화 복지를 소셜 미션으로 삼아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앨리스라는 이름에 대해서도 여쭙고 싶어요. 영어로 골목을 뜻하는 alley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업의 신조와도 관련이 있을 것 같고요.
저희가 처음 활동을 시작했던 것이 순천 원도심 지역이었는데, 오래된 동네이다 보니 골목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방치되어 있던 한옥 공간을 저희가 리모델링하여 문화복합공간을 만들면서 그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요. 그러다 보니 골목골목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여기는 뭐 하는 곳인지 굉장히 궁금해 하셨어요. 앨리스라는 이름은 ‘골목들 사이에 있다’는 의미도 지니지만 길을 이어주는 골목처럼 공간과 사람, 사람과 사람, 그리고 지역을 연결하는 ‘소통의 통로’가 되고 싶은 바람을 담은 이름이기도 합니다.
소통과 연결이라는 의미를 잘 담아내는 이름인 것 같습니다. 주식회사 앨리스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사람들이 어떤 관심과 비전을 가지고 만들게 된 기업인가요?
주식회사 앨리스가 회사가 되기 이전에 비영리단체 형태의 예술인 모임이 있었거든요. 그분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을 진행하다 보니 예술 활동이 생산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공헌 사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한마디로 예술인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거예요. 같은 생각을 가진 예술인들이 모여 의기투합했고 그것을 꾸준히 발전시키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적 기업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자마자 E[ART]H ONTACT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주식회사 앨리스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모토 같은 것인가요? 2020 전남 온라인미디어 예술 활동 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된 프로젝트로 알고 있는데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주식회사 앨리스의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2019년에 예술인들이 모여 ‘어떤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토대로 순천에서 국제생태환경실험예술제라는 것을 진행했어요. 8개국 15명 정도의 환경운동을 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추진하게 되었고, 순천만 국가정원과 저희의 주 활동지인 원도심을 오고 가며 국제 교류를 하였습니다. 이 활동 이후, ‘생태예술’이라는 장르를 새롭게 개척해 나가려고 했으나 불투명한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 미디어 예술 활동 지원을 받아 단발성 프로젝트로 E[ART]H ONTACT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름을 통해 알 수 있듯 ‘지구가 품은 예술’이라는 주제를 지니고 있고요. 불투명한 상황이었지만 이 활동을 통해 ‘이제는 사람이 물리적으로 오가지 않아도 어느 곳에서나 서로에게 닿을 수 있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겠구나.’하는 가능성과 동시대성을 확인하게 되었고, 그 결과 E[ART]H ONTACT는 저희가 지향하는 바를 잘 보여주는 상징이자 모토로서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주식회사 앨리스는 예술인들의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레지던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입주 방법이나 기준이 있나요? 저와 같은 학생들도 입주할 수 있을까요?
우선 정규 과정을 마친 분들을 위주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또 저희가 단순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레지던시로 홍보하는 것이 아닌 ‘생태예술 레지던시’라는 이름으로 공고를 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활동이 에코아트 분야에 가까운 분들이 지원하시고요. 따라서 예술 분야, 특히 미술 분야에서 저희의 주제 의식과 부합한다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일방적인 지원의 형태를 넘어, 저희가 지원하는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이 전시나 아트페어를 통해 서로 상생하는 동료의 관계로 발전해 가기를 원합니다. 이분들이 저희한테 도움만 받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저희가 그분들께 도움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거든요. 공모를 통해 매년 네 분 정도의 예술인들에게 창작 공간과 숙식이 가능한 공간을 제공해 드리고 있고 창작 활동비를 매월 지급하고 있습니다.
순천역에 내려 앨리스가 주로 활동하는 원도심으로 걸어오며 문화예술이 살아있는 거리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주식회사 앨리스가 그 중심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순천이라는 도시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도시가 아닙니다. 정원입니다. 순천!” 순천시가 한때 캐치프레이즈로 강조했던 문구인데요. 순천시의 매력을 잘 표현해 주는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순천이 순천만 습지와 국가정원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보니 ‘타고난 환경 덕분에 콘텐츠화가 쉽고 도시 발전 동력이 생기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죠. 하지만 아름다운 환경 뒤에는 그것을 지키려는 시민의식이 뒷받침되어 있어요. 순천만 습지를 개발하려고 한 시기가 있었고, 90년대 말만 해도 골재 채취 사업을 하려고 했었죠. 이에 자발적인 시민운동들이 일어났고 시에서도 이를 어느 정도 수용하여 시민들과 함께 순천만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2000년대까지 기울였고요.
서울 도심에서는 새를 만나기 어렵잖아요. 저희는 출근길에 두루미 한두 마리씩은 보거든요. 차를 운전하고 가면서 두루미가 날아가는 장면을 보면 ‘내가 순천에 살고 있구나!’를 느껴요. 그게 순천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는 도시라는 것.
그 매력을 다양한 사업을 통해 어떻게 드러내고 계시는지도 궁금한데요.
아트페어, 문화가 있는 날 사업 등의 행사나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순천의 매력을 보여드리려고 하지만,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며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문화를 통해 도시를 재생시키는 것에 대한 정책 연구 또한 하고 있어요. 이렇게 연구한 것을 다른 도시와 공유하기도 하고요. 결국은 저희 사업 모델 전부가 하나의 연결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순천의 생태계를 지키려고 애쓴 선조들의 노력처럼 저희도 문화를 통해 도시를 재생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거죠.
앞서 설명해 주신 바와 같이 문화예술분야의 지역 네트워크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신데요, 그 과정에서 얻는 보람도 크실 거 같고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순천뿐만 아니라 전남 고흥군, 전남 구례군 등 타지역과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활동도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저희가 ‘굴러온 돌’이 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죠.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게 아니라 ‘박힌 돌과 어떻게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타지역에서 축제를 기획하며 동네 어르신께 민원을 받은 적이 있어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기 동네인데 다른 사람들이 와서 놀고 있으니 그게 싫을 수도 있고 소외당하였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겠더라고요. 행사가 마무리된 후 찾아뵙고 사과드리고 다음 행사에 어르신도 참여하실 수 있는 게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동네 어르신들을 모아 만드신 요리를 저희에게도 먹어보라고 권해주셨어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행사에서 요리를 판매하며 함께하실 수 있도록 하자 그분들도 저희에게 마음을 열어주셨어요. 직접 행사 홍보도 하러 다니시고 적극적으로 의견도 내주시고요. 타지역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때 지역 주민들과 친밀해지기 위해 다가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이 가장 어렵지만 그것이 해결됐을 때는 그분들께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십니다.
앨리스에서 운영하는 문화복합공간이 모두 공간 업사이클링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기억의 집 1920, 기억공장 1945, 기억의 집 1947, 모두 기존 건물이 건축된 연도를 표기하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고요. 이러한 방향성을 택하는 이유, 예술과 환경의 연결성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희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그 공간이 가지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존 건물을 스토리텔링 하는 차원에서 건축 연도를 표기하고 있습니다. 저희 사무실로 사용 중인 기억공장도 1945년에 간장 공장으로 시작된 공간이고요. 저희가 공간 업사이클링을 하는 것은 도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차원의 작업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라는 게 있고, 도시도 분명히 도시 생태계라는 게 있기 때문에 그 공간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거기에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저희가 지금 자리 잡고 있는 원도심 지역의 생태계를 순환시키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태예술은 과거에 자연을 예술 행위를 하기 위한 소재로만 바라보았던 것을 자연과 인간의 관계로 초점을 옮겨온 것이라 생각해요. 그러한 생각을 저희가 살고 있는 도시로 가져오면 ‘공간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상호 보완하며 도시 생태계가 굴러갈 것인가’와 연계되기 때문에 공간 업사이클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고요.
해당 공간들에서 진행되었던 행사를 간단히 소개해 주시면 공간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획자의 입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기획이 있다면 한두 가지 정도 소개 부탁드려요.
기억의 집 1920이 있는 문화의 거리에서 천원 맥주 축제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제 첫 기획이었죠. 초반 반응은 시큰둥했던 것 같아요. “맥주를 공짜로 줘도 안 올 것 같은데 왜 하필 천 원이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그 천원이 상징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어요. 조금의 금액을 지불함으로써 ‘소비자의 입장으로 참여한다’는 의미가 부여될 때 ‘단순히 맥주를 마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지불한 가격만큼 무언가를 즐기고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어요. 맥주는 잔뜩 준비했는데 5시 50분이 다 되도록 사람들이 보이질 않는 거예요. 저를 바라보고 있는 팀 동료에게서 불안과 원망의 눈빛을 읽을 수 있었죠. (웃음) 그런데 신기하게도 6시가 되자마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150미터가 채 안 되는 거리에 3천 명 정도가 다녀가셨어요. 동네 분들도 문화의 거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래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든 적은 처음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천 원이라는 가격은 상징적이지만 문화를 소비한다고 느끼게 하고 싶었던 전략이 어느 정도 통했던 것 같아요. 그 행사를 위해 거리에 모였던 판매자들, 찾아주신 주민들과 관광객, 진행했던 저희의 만족도도 굉장히 높았던 행사라고 느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기획입니다.
주식회사 앨리스는 사회적 기업 창업 과정과 예비 사회적 기업 인증을 거쳐 만들어진 사회적 기업인데요. 사회적 기업 창업을 위해서는 어떤 제도들을 활용할 수 있는지 주식회사 앨리스의 경험을 토대로 듣고 싶습니다.
이미 창업하기 위한 토대가 잘 갖춰진 팀들의 경우, 예비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바로 받는 일도 있지만 저희는 인증을 받기 이전에 초기 창업 육성자 과정을 통해 지원금도 확보하고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거쳐 법인화시켰습니다. 교육 지원, 창업 지원 등 충분한 제도적 지원을 받으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케이스에요. 현대자동차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지원 사업에 참여해 펠로우로 선정되기도 했고요. 지금은 국가, 시도, 기업 차원의 지원 사업이 더 많아졌을 것으로 생각해요.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도 문화예술 분야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활용하셔도 좋아요, 창업 육성자 과정과 다양한 지원 사업, 이 두 가지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창업하는 과정 자체는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미 마련된 제도들이 충분히 있으니 어떤 미션과 사업 모델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본인의 의지와 아이디어, 그리고 마음이 맞는 동료가 있다면 충분히 창업을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앨리스에서 운영하는 또 하나의 큰 프로젝트죠. 순천에코아트페어 E.A.T(이하 E.A.T)가 올해로 3회째를 맞았습니다. 어떤 행사인지 소개 부탁드릴게요.
E.A.T는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작가 미술장터 개설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3년째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다뤄왔던 생태예술 분야를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고 예술과 생태‧환경 등의 주제를 작품에 담아내는 작가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라고요. 첫 행사는 순천의 남문터 광장에서, 두 번째는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진행했고, 올해는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행사 장소는 로컬 콘텐츠를 갖고 있는 지역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선정하고 있습니다.

카페 브루웍스 앞. 순천 원도심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E.A.T 포스터.
예술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것도 아니고 먹는다니... ‘예술을 먹다’라는 주제로 아트페어를 진행하신 적도 있고요. 예술을 먹는다는 건 뭘까요?
에코아트를 약자로 만들다 보니 ‘먹는다’라는 뜻을 지닌 영어 단어와 같은 철자를 가지게 되더라고요. 예술을 맛본다는 느낌, 예술을 맛있게 즐기고 온전히 자신의 일상에서 소화한다는 새로운 감각을 부여하고 싶은 저희의 마음과도 맞아떨어졌어요. 예술을 보고, 듣고, 느낀다는 상투적인 표현을 벗어난 재미있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의적인 의미를 담아서 쓰고 있어요.
올해 주제가 <인간과 반려동물, 반려작품의 공존 도시: 생태계>인데요,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에 대해서는 많이들 알고 있지만 반려작품은 생소합니다. ‘나의 첫 반려작품’이라는 기획이 재미있습니다. 해당 테마를 선정하게 된 과정과 이유가 궁금해지는데요.
순천의 정원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일상을 즐기는 여유가 있는 공간. 제가 그리는 미래 도시 순천의 생태계는 그런 곳 같아요. 또 최근 몇 년 사이 반려문화가 사람들에게 많이 다가오면서 순천시에도 올해 반려동물 문화센터가 개관하였습니다. 이번 아트페어를 진행하는 메인 장소이기도 하고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반려동물 혹은 반려식물처럼 ‘미술 작품 또한 하나의 반려문화를 상징할 수 있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과 바람에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인간과 반려동물에 더해 반려작품의 공존까지 이루어지는 곳. 이것이 제가 꿈꾸는 도시 생태계인 것 같습니다.

순천 반려동물 문화센터 내부 전시장
2023 순천에코아트페어에 참가한 작가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참여 작가들은 공모를 통해 작품을 출품 받고 선정하게 되는데요. 당연히 그해 E.A.T의 주제에 부합하는 작품들이 참여하게 됩니다. 올해는 순천의 자연을 소개한 작품, 반려동물과 관련된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 레지던시 활동을 하셨던 작가님들도 많이 출품하시고 3년째 꾸준히 참여해 주시는 작가님도 계세요. 물론 신규 작가로 참여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절반 이상은 2년 이상 참여해 주셨던 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발적인 작업이 아닌 문화예술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가는 동료, 상생의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획실장님께서 개인적으로 눈여겨보시는, 소장하고 싶은 반려작품도 있었나요?
쿨(KOOL)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시는 작가님의 작품들이 좋았습니다. 현재 순천양조장에서 전시 중이고요. 동물 캐릭터를 활용한 팝아트 작품들인데 각 캐릭터가 인간적인 취미 활동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요. 비평적인 관점에서 좋다기보다는 그 캐릭터가 제 모습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가는 작품입니다. 제가 가끔 취미로 보드를 타는데 귀여운 캐릭터들이 보드를 타고 있어서 공감이 됐거든요.

2023 순천에코아트페어와 순천브루어리 콜라보 상품. 쿨(KOOL) 작가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다.
10월 12일까지 순천에코아트페어가 진행됩니다. 지금까지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지금은 평일이다 보니 조금 차분해졌지만, 추석 연휴 동안 많은 분이 왔다 가셨고, 특징적인 점은 오셨던 분들이 또 오세요. 작년, 재작년에 관람하셨던 관람객들이 올해는 어디서 하는지 문의도 많이 하시고요. 3년째 진행하다 보니 이전 페어에 참여한 작가의 작품을 보고 팬이 된 분들이 올해는 어떤 작품을 내놓으셨을까 궁금해하며 많이 찾아주셨습니다.
주식회사 앨리스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나요? 더팀스 플랫폼에 올라온 채용 공고에 기재된 ‘학업, 업무, 여행 등에 있어 도전적인 인생을 살아오며 미친 자, 사차원, 또라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거든요.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제가 있는 기획팀 직원을 뽑기 위해 작성했던 공고를 보셨군요. 이 문구를 보고 지원하신 분들께서도 이에 대해 많이 질문하시더라고요. 우선, 함께하는 동료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작성하게 되었어요. 저희와 같이 동료 의식을 가지고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며 팀워크를 다질 수 있는 그런 팀원들을 원했던 것 같아요. ‘미친 자, 사차원, 또라이’ 모두 다 제가 들어봤던 단어들이거든요. 그리고 저희 팀도 그런 팀원들로 이루어져 있죠. 프리스비 국가대표였던 분도 계시고 만화나 웹툰을 전공한 분도 계세요. 또 청년문화기획자 출신 직원도 계시고 공대를 졸업하신 분도 계시고요. 정말 다양한 이력을 가진 팀원들이 있어요. 다양한 경험들이 모여야 재미있는 기획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기획실장님은 어떻게 주식회사 앨리스와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앨리스가 사회적 기업으로 출발하던 초창기쯤 합류하게 되었고 올해로 7년째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원까지 철학을 전공했는데 인문학과 관련된 문화예술 분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다는 분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이 앨리스를 소개해 주셨죠. 사실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이해하고 나갔는데 알고 보니 직원 채용 면접이었던 거예요. 졸지에 이력서 한 장 들고 가지 않은 면접자가 된 거죠. 서로의 소통 오류를 인지하고 그러면 진짜 이야기나 나눠보자며 말씀을 나누었는데 서로가 원하는 방향성도 맞았고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여기서는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연구하신 것을 바탕으로 실행해 보고 싶었던 것과 회사의 방향성이 맞았던 건가요?
현재도 예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의미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며 연구하고 있는데요, 저는 학문적 성취가 당연히 실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저희 회사와 방향성이 맞는다고 생각해요. 제가 어떤 가치관을 담은 기획을 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시너지가 일어날 때, 제가 공부했던 것들을 성취하고 실천해 가고 있다고 느끼거든요. 그 과정을 회사와 함께 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1년 활동을 시작하여 법인 설립을 기준으로도 벌써 10년째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달려오고 있는 앨리스. 앞으로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고 싶으신가요?
저희는 저희와 비슷한 사업을 하는 기업이나 단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더 성장하여 아름다운 생태계를 이루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것이 경쟁보다는 협력의 구조로 나타날 때 서로가 더 발전한다고 생각하고 또 여러 사업을 하며 그것을 깨닫고 있어요. 아트페어만 해도 저희 혼자 해내는 일이 아니라 다른 단체들이나 로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이 정도 규모의 행사를 치러낼 수 있듯이 같은 방향성이나 같은 가치관을 지닌 동료를 만들어 나간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활동을 이어 나갈 생각입니다. 저희와 의기투합할 수 있는 단체나 기획자분들이 있다면 같이 도와서 지역 문화 생태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