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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아트모아 기자단(ATI) 5기 활동후기_변선민
머릿속의 소음이 나만의 멜로디가 되기까지
소감문을 쓰려니, 지원서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은 공연장을 나서고, 사람들이 빠진 전시장은 조용해지지만, 제 머릿속은 그 순간부터 더 시끄러워집니다. 중학교 때부터 나의 길이라 생각한 문화예술은 무대 위의 한 장면, 벽에 걸린 한 점의 그림으로 제 삶을 오래 흔들곤 했습니다. 저는 예술이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감각’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 감각들을 어떻게 생활과 이어야 할지 나의 미래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트모아 기자단을 하면서 이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저는 예술이 단순히 아름다운 것으로만 남아 있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저의 손때 묻은 생활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3명의 인터뷰이를 만나면서 그들의 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예술분야에서 일한다는 것에 대해 막연한 낭만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인터뷰이들의 답변은 하나하나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서지은 팀장님은 큐레이터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큐레이팅이 "20%의 심미안과 80%의 행정력"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인용하셨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문화예술 세계는 낭만이나 감각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행정력과 기획, 조직,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박유진 주임님은 "전시장의 페인트 재질, 조명 밝기 같은 사소한 디테일까지 책임지는 태도"를 강조하셨습니다. 제가 꿈꾸던 예술로 생활하는 삶은 단순히 아름다운 말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타임라인을 짜고, 예산을 고민하고, 돌발 상황을 해결하는 치열한 '생활인'의 감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술이 우리 삶을 흔들기 위해서는, 그 예술이 서 있을 땅을 다지는 행정가와 기획자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깨달음은 앞으로 제가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도가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생활 속 태도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남궁태윤 대리님은 행정과 예술 사이의 균형을 잡는 핵심 역량으로 ‘자상함’을 꼽으셨는데, 이 말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습니다.
다양한 맥락을 읽어내고, 섣불리 판단하지 않으며, 상대를 이해하려는 그 태도야말로 예술과 정책을 잇는 힘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다른 분야는 몰라도, 예술만큼은 이 자상함을 꼭 지녀야 세상에 전해야 할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서지은 팀장님이 말씀하신 ‘다성성(Polyphony)’의 개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위계 없이 서로의 목소리를 인정하는 것, 그리고 미술관이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질문을 던지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은, 제가 추구해야 할 소통의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서 팀장님이 지향하신 전시는, 동시대 사회에서 우리가 잊고 있거나 보지 못했던 것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일이었는데, 이 방향성 역시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박유진 주임님은 “어렵게 설명하는 것보다 쉽게 풀어내는 것이 더 어렵다”며, “쉽지만 가볍지 않게” 담아내는 것이 공공미술의 역할이라 말씀해주셨어요.
세 분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예술과 대중이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아트모아 활동은 제 속의 시끄러운 소음을 정돈해 하나의 뚜렷한 멜로디로 만들어주었습니다.예술은 멀리 있는 고상한 것이 아니라, 기후 위기나 AI 같은 동시대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서지은), 개인의 삶을 위로하며 사회를 연결하고(남궁태윤), 누구나 쉽게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박유진) 돕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받은 용기와 배움을 바탕으로, 저는 이제 더 구체적인 모양으로 예술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제가 만난 인터뷰이들이 그러했듯, 저 또한 누군가의 삶이 예술로 이어지는 통로가 될 수 있게 하겠습니다.